고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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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생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2.09.22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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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고생하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이 다음에 크면 꼭 어머니를 행복하게 해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결혼 후 부모님을 모셨는데, 당시 어머니는 뇌종양 수술 후 제대로 거동하시거나 음식을 드시지도 못했다. 나는 어머니를 잘 모셔야 한다는 생각에 어머니가 불편하다고 느낄 만한 것들을 고치거나 없애기 시작했다. 숟가락질을 잘 못해 음식물을 흘릴 때 떠먹여 드리고, 거동하실 때는 부축하거나 휠체어를 이용하도록 도와드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나마 어머니에게 남아있던 근육들이 내가 한 조치들(남들은 그것을 효행이라고 하였다.) 때문에 다 흐물흐물해져서 스스로 일어설 마음의 힘까지 다 잃어버린 것이었다. 후회스러웠지만 그것을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수족관 활어들이 싱싱하도록 하기 위해 메기가 필요한 것처럼 어머니의 심신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어려움과 불편함이 필요했던 것이다. 돌아보면 어머니가 가장 건강했던 때도 가족을 위해 고생하실 때였다. 고생이 좋은 것이라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다.

박문택 변호사/ 법률사무소 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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