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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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
공연리뷰. 연극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2.07.1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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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압구정에 나간 김에 눈에 띄는 연극 ‘예수와 함께한 저녁식사’를 보게 되었다. 이 극은 작가 데이비드 그레고리의 ‘Dinner with a Perfect Stranger(낯선자와의 저녁식사)’를 번안한 것이다. 2005년 이 책이 출간되자마자 서점가에서 30만 부가 순식간에 팔리는 돌풍을 일으켰다고 한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유학파 엘리트 ‘남궁 선’으로, 딸 하나를 둔 가장이며 출세의 가도를 달리지만, 일은 끝도 없고 아내와의 가정생활은 짜증의 연속인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의 삶이 점점 공허하고 메말라 가는 가운데 의문의 초대장 하나가 도착한다. 놀랍게도 ‘남궁 선’을 초대한 사람이 자신을 나사렛 출신 ‘예수’라고 소개한다. 식사를 하는 동안, 예수와의 대화를 통해 그는 마음 깊은 곳의 상처와 마주하게 된다. 예수는 그의 문제를 들춰내고 답을 제시하는 치유의 드라마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의 특징은 치유의 매개체로 가장 원초적인 음식과 가장 본질적인 소통의 매개인 ‘대화’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지친 나를 위해 푸짐한 밥상을 차려주며 따뜻한 말로 위로한다면, 허기진 배를 채울 뿐만 아니라 정신적 포만감에서 오는 행복감을 느낄 것 이다. 두개의 식탁으로 이루어진 단순한 무대와 장면이 바뀔 때마다 이어지는 감미로운 음악은 내가 식탁에 초대되었다는 느낌을 주어 작품에 몰입할 수 있었다.
더불어 이 작품은 ‘남궁 선’의 입을 빌려 보통 사람들이 갖고 있을 만한 신(神)에 대한 불신, 회의, 의문점 등을 묻는다. ‘신은 어디에 있는가?’ ‘있다면 인간에게 고통과 상처를 왜 허락하는가?’ 등 특정 종교가 없는 이들도 한 번쯤은 생각해 봤을 만한 의문점들이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오는 대형 교회들의 비리, 복잡한 거리나 지하철에서 ‘예수천당 불신지옥’을 외치는 사람들로 인해 기독교의 진리를 외면하게 만드는 많은 외부적인 요인과 함께 기독교에 대한 피로감과 염증까지 느끼는 사람들도 많았을 것이다. 그래서 한 번쯤 신(神)과의 대화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기독교의 진리가 무엇인지 궁금한 사람들에게, 아니면 어느 낯선 사람에게라도 위로 받고 싶을 만큼 삶에 지친 이들에게 이 작품은 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윤당 아트홀: 8월 9일까지
문의: 02) 518-9522

변정아 기자 ginger@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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