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심을 푸는 집(解憂齋)’을 아시나요?
상태바
‘근심을 푸는 집(解憂齋)’을 아시나요?
[탐방] 근심을 푸는 집(解憂齋)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2.07.13 17: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7월 4일 화창한 여름날, 수원시에서 특이한 모양의 건축물 앞에서 화장실문화공원 개장식이 열렸다. 세상에서 하나뿐인 ‘변기’ 모양의 건축물, 그곳은 바로 故 심재덕(前 수원시장 및 국회의원, 2009년 작고) 씨의 집이자, 화장실 문화와 심재덕 씨의 업적을 전시해 놓은 전시관 ‘해우재(解憂齋, 화장실을 일컫는 옛말 ‘해우소’에서 유래)’이다.

전시물 통해 화장실의 의미와 역사를 전달

해우재(수원시 장안구 소재)는 원래 세계화장실협회(WTO: World Toilet Organization)의 창립에 큰 공헌을 했던 故 심재덕 씨가 창립을 기념하고자 만든 집이었는데, 이를 심재덕 씨 사후 유족들이 고인의 유지에 따라 2009년 7월 수원시에 기증하여 전시관으로 활용하게 되었다.
해우재 1층에는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화장실 문화와 관련된 국내외 자료, 여러 화장실 관련 단체에서 제공한 역사적 유물 및 화장실과 관련된 재미있는 자료가 전시되어 있고, 건물 2층에는 지역사회의 발전과 화장실 문화운동을 위해 살다간 故 심재덕 씨의 삶을 회상하는 공간을 마련해 두었다.
한편 4일 개장된 야외 화장실문화공원에는 ‘투막화장실’, ‘매화틀(왕궁에서 사용하던 요강을 지칭)’ 등 옛 화장실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조형물과 ‘좌변기쉼터’ 등 해학적이고 독특한 공간도 함께 마련되어 있어 재미를 더했다.
이선정(34세, 女, 경기도 화성시) 씨는 “어린 자녀에게는 오늘날 화장실이 너무나 편리한 공간인데, 옛날 화장실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보여주고 싶어서 방문했다. 야외 조형물을 보며 아이가 무척 재미있어 해 함께 온 보람을 느꼈다”며 관람 소감을 밝혔다. 또 김병구(52세, 男, 수원시 장안구) 씨는 “이곳에 오니 어두워지면 화장실 가기가 무서워서 형한테 같이 가자고 하던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며 추억에 잠기기도 했다.

한 해 수인성 질병 사망자 200여만 명 추산 깨끗하고 안전한 화장실 지속 확대 필요

전시관에서는 인류 보건과 위생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창립된 세계화장실협회(WTO)의 활동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재미있게 전시관을 둘러보면 문득 궁금증이 든다. ‘왜 하필 ‘화장실’인가?’
이 질문에 대해 이원형 관장은 “2010년 UN 보고서에 따르면 한 해 수인성 질병으로 사망하는 인원이 약 20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많은 이들이 아프리카나 중국 쓰촨성, 일본 등 재해 지역에 먹을 것은 열심히 지원하지만, 사실 질병으로부터 지켜줄 수 있는 깨끗하고 안전한 배변 공간의 중요성은 간과하고 있다”며 화장실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우리 실생활에 가장 밀접한 공간 중 하나이지만, 그동안 그 중요성을 외면받아 왔던 ‘화장실’. 해우재에서는 전시관을 찾는 관람객들이 평소 거부감 가졌던 화장실을 하나의 문화로써, 친숙하고 소중한 공간으로써 받아들이면 좋겠다는 간절한 마음을 관람객에게 전달하고 있다.

이진희 기자 jhlee@igoodnews.or.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