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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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
공연리뷰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2.06.30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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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뉴스에서 10대 청소년들이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한강에 버린 사건이 있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아이들이 현장검증 3시간 동안 태연히 범행을 재연하며 흐느낌 한번 없었다고 한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주변에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괴물 같은 아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을 매스컴을 통해 알 수 있다.
이러한 사회풍조를 고발한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라는 작품이 연극계에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연극은 일본에서 25년 동안 고등학교 교사를 지낸 극작가 하타자와 세이고가 2008년 집필해 무대에 올린 것을 번안한 작품이다. 작가는 2006년 일본 후쿠오카 현에서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이 이지메를 당해 자살한 사건을 다룬 뉴스에서 가해 학생들의 반성 없는 모습과 심지어 피해자 학생의 장례식장에서 관 속을 들여다보고 웃는 기사를 계기로 이 희곡을 썼다고 한다.
작품의 배경은 서울 강남의 명문 여중 상담실로, 어느 여학생의 자살사건이 일어난 후 가해학생으로 지목된 학생들의 부모들이 학교에 소집되면서 연극이 시작된다. 극 전개 과정에서 특이한 점은 학생은 단 한명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살한 여학생이 자살 직전 담임과 다른 반 친구 등 4명에게 가해 학생의 이름이 적힌 유서를 보낸 것이 유일한 증거로, 소집된 부모들은 잇달아 밝혀지는 진실을 외면한 채 그들의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유일한 증거품인 편지를 불태우거나 먹는 등 이기적이며 극단적인 괴물 같은 행동을 서슴치 않는다.
100분이라는 공연시간 동안 눈과 귀를 자극하는 공연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은 숨죽여 공연에 몰입하고, 때론 가해 학생 부모들의 행동에 분노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 모습이 바로 오늘날 우리 기성세대의 모습이 아닐까?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말은 우리가 숱하게 듣는 말이지만, 현재 우리 사회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모습이다. 결국 우리 아이들은 우리 어른들의 모습을 그대로 닮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문의 1544-1555
이미경 기자 jademk@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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