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하는 아름다운 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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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하는 아름다운 직장
특집 [인터뷰] 장애인의날 특집인터뷰 (주)아름다운사람들 김창환 대표이사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2.04.21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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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트ㆍ소르젠떼’는 1990년대에 20, 30대를 보낸 사람들에겐 아주 친숙한 상품명이다. 그 중심에 있었던 (주)아름다운 사람의 김창환 대표이사(55세)는 전공과 무관한 의류업에 뛰어들어, 그 당시만 해도 혁신적인 스타일로 성공을 거두었다. 현재 그는 전 직원 중 장애인 고용 비율이 35% 이상인 장애인표준사업장을 운영하며 기업인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일터, 그곳을 찾아가 보았다.

 

 

남성복 사업을 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대학 졸업 후 대기업에 입사해서 수출 분야에 종사하다 90년부터 에스콰이어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에스콰이어에는 ‘비아트’ 매장이 세 군데밖에 없었고, 부도가 난 ‘소르젠떼’라는 브랜드를 에스콰이어가 인수하면서 옷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제가 소르젠떼를 론칭한 거죠.
당시 국내 남성복 시장은 트래디셔널한 스타일이 주류를 이루었는데, 생소한 이태리 스타일을 접목한 것이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바로 지금 이 공장이 소르젠떼를 만들었던 공장입니다. 이 후 제가 에스콰이어를 떠나면서 이 공장을 인수해서 남성복 사업을 본격적으로 하게 됐습니다.

장애인을 고용하게 된 특별한 이유는.

장애인을 고용한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2001년에 국내 공장들이 거의 중국으로 이전할 때에 이 공장을 인수하게 되었는데, 당시 일할 사람이 없었어요. 봉제공장의 특성상 미싱보조자가 필요한데, 그런 사람들을 구하지 못해서 어려웠던 거죠. 그런데 2003년에 우연히 저희 회사에 저랑 동갑내기인 청각장애인이 입사를 하게 됐죠. 그 친구를 계기로 하나둘씩 장애인들이 입사하게 되면서 2004년에는 장애인을 많이 고용했다고 노동부장관상도 받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기업인이지 자선사업가가 아닙니다. 장애인이 능력이 없고 일을 못한다면 뽑지 않죠.

장애인 근로자와 비장애인 근로자의 대우는 동등한가요.

장애인이라는 편견을 갖고 일을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렇지, 능력 면에서 오히려 비장애인들보다 뛰어난 분들은 보수도 더 받습니다. 사실 저도 그런 편견과 많이 싸웠습니다. 저희 회사에서도 그렇고, 납품받는 회사에서도 일부 그런 편견을 갖고 있어서 참 답답했습니다. 저희가 거래하는 회사는 주로 LG나 SK 같은 대기업입니다. 자체 검사를 하고 걸러서 납품을 받는 그런 기업들이 장애인이 만들었다고 봐주지는 않습니다.

장애인 고용을 꺼리는 사업장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동안 경험해 보니 회사에 대한 장애인 근로자들의 충성도는 비장애인들이 따라오지 못합니다. 장애인 근로자들은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을 때 미안해하고, 제품을 만들어 내는 공장의 특성상 미리 한 달 전에 알려줘 차질 없게 룰을 지키는 모습을 봅니다. 형식적으로 장애인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사측이 먼저 그 사람들을 내 사람, 내 가족이라고 생각하면 그들은 저절로 회사에 온 마음을 다합니다.

현재 장애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고용하는 사람이 그래도 고용 당하는 사람보다는 힘이 있잖아요. 그들에게 열린 마음을 갖고 따뜻한 마음으로 대해야겠죠. 그것에 대한 충분한 보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근로능력이 있는데 근로의욕이 없는 장애인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고용주가 막상 일할 사람을 뽑으려면 없습니다.
왜냐하면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가 취업을 하게 되면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니까 취업을 주저하는 거죠. 이분들이 취업한다고 바로 생활이 안정되는 것이 아니니까, 단계별로 혜택을 조정해서 보완한다면 일할 의욕이 없는 것도 해소가 되겠죠.

앞으로 회사 계획은.

현재는 사업구조가 대기업 납품 위주입니다. 저희 직원들한테 더 잘해줄려면 부가가치가 높은 방향으로 끌고 가는 것이 기업인의 당연한 입장입니다. 그래서 아직은 규모가 작은 맞춤복(order-made suit) 시장을 더 키우려고 하고 합리적인 가격의 명품 맞춤복을 위한 시스템을 만들어 가고 있는 과정입니다.

이미경 기자 jademk@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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