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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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짐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2.04.06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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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2년 전 여름, 사법시험 1차를 합격한 후 본격적인 2차 준비에 들어갈 즈음, 혼자서 지리산을 종주(縱走)하기로 했다.
처음 가보는 것인 만큼 무엇을 얼마나 준비해야 할지 잘 몰랐는데, 특히 문제가 됐던 것은 텐트였다. 지하철을 타고 서울역으로 가는 동안 텐트 무게 때문에 괴롭기 그지없었다. 그래도 잠잘 때는 유용할까 해서 노고단까지 가지고 갔는데, 산장에서 편하게 잘 수 있었지만 가져온 고생이 아까워 야영을 하기로 했다. 그런데 노고단 외에는 야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다음날부터는 힘들게 텐트를 가지고 돌아다니면서 잠은 산장에서 자야 했다. 무게 때문에 산을 타는 즐거움이 반감되어 차라리 버릴까 하다가 어쩔 수 없는 미련 때문에 그냥 짊어지고 종주했다. 그런데 종주를 마치고 서울에 와서 바로 그 텐트를 잃어버렸다. 허탈했다. 사실, 괜히 고생만 되는 짐은 진작 버렸어야 했다.
인생을 살면서 마음을 누르는 짐을 볼 때마다 그때 그 일이 생각난다. 버려야 될 짐을 지금 어깨에 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박문택 변호사/ 법률사무소 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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