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스쿨’ 그 새로운 17좌를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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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스쿨’ 그 새로운 17좌를 향하여
특집 [인터뷰] 산악인 엄홍길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11.06.05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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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히말라야 8,000m 고봉 16좌를 완등하면서 인간으로서는 감내할 수 없는 극한의 상황을 체험한 산악인 ‘엄홍길 대장’. 그는 어떻게 이 큰 일을 해낼 수 있었을까? 그의 히말라야에 대한 불굴의 도전정신과 산을 통해 깨달은 진정한 인간 사랑을 들어보았다.

‘엄홍길휴먼재단’ 창립 3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한편 同재단을 설립한 계기는 무엇인지.

히말라야에 매번 도전하면서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자연이라는 거대한 힘 앞에 인간이 도전한다는 것은 무모하고 불가능한 일로서 그때마다 기도를 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16좌를 성공하고 살아남는다면 히말라야를 위해서 조그마한 무엇인가를 하겠습니다’라고 히말라야와 약속했습니다. 등반을 통해 히말라야 산자락의 열악한 생활을 하는 사람들, 특히 아이들을 보게 된 거죠. 뭐 솔직히 산하고 약속한 것을 지키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저는 히말라야와 한 약속을 지켜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고민하던 중 2007년 연말 파라다이스그룹 문화재단에서 특별공로상을 받았고 그 상금이 재단의 기초자금이 되어, 결국 저의 뜻을 공감하시는 분들과 함께 2008년 5월 28일 ‘엄홍길휴먼재단’을 발족하게 됐습니다.

 

 


네팔 오지에 학교 건립이 쉽지만은 않았을 텐데.

첫 번째 학교인 팡보체는 4,060m의  고지대로 차량 운행이 불가능한 곳이라 저도 반신반의했어요. 우선 경비행기가 2,800m 지점에 건축자재를 내리면 거기서부터 사람이나 야크가 2박3일, 3박4일 다시 지고 가는 겁니다. 또 건축기술자들을 도시에서 데려오는데, 고산병으로 일을 하지 못하는 거예요. 가장 힘들었던 것은 공사를 시작한 지 중반이 지나도 진척되지 않아 건축업을 하는 후배를 보내 한국인의 밀어붙이기식 밤샘작업으로, 결국은 2010년 5월 5일 첫 학교를 준공했습니다.
마을사람들이 기적 같은 일이라고 하더군요. 거기에서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여기보다 더 힘든 곳이 어디 있겠냐라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이후 올 2월 23일에는 네팔 오지 농촌지역인 타르푸에서 준공을 했고, 세 번째 학교는 인도 접경 오지이며 석가모니 탄신지역인 룸비니에 학교를 건설 중인데 내년 3월에 완공 예정입니다.

죽음의 문턱을 여러 번 넘나든 사람으로서 젊은 세대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은.

최악의 극한 상황이 닥칠 때는, 저도 물론 굉장히 괴롭고 힘듭니다. 실의에 빠지기도 하고 ‘내가 이렇게 해서 뭐하겠나’라는 별의별 생각이 다 듭니다. 그러나 그럴 때일수록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 것입니다.
시련을 겪는 것도 하나의 흘러가는 과정이지 영원히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또 우리가 목숨 걸고 사는 것이 아니고 죽음을 향해서 가는 것도 아니잖아요. 살아 있잖아요. 다시 일어나면 됩니다. ‘자승자강(自勝者强)’이란 말이 있어요. 자신을 이겨내는 것이 가장 강한 것이고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있습니다.

1985년 처음으로 히말라야에 갔을 때와 비교해 현재 그곳의 자연 환경 상태는.

최근 네팔에 다녀온 것이 지난 4월입니다. 20여 년이 넘게 히말라야를 지켜본 사람으로 네팔인들의 삶과 국가경제는 아직까지 제자리인데 반해, 히말라야의 환경 파괴 속도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합니다. 예전에 안나푸르나 같은 곳은 사람이 걸어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히말라야 곳곳에 도로가 나있고 차가 다닙니다. 게다가 히말라야 빙설이 녹아 좁은 협곡이 엄청나게 넓어지고 있으며, 산사태가 계속 일어나 환경파괴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네팔 오지지역에 휴먼스쿨 16개를 짓는 것이 제 인생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이외에도 해외 의료봉사활동과 히말라야 환경 파괴의 심각성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소외계층인 장애인들의 닫힌 마음과 자신감을 자연을 통해 회복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같이 산행을 하고, 아프리카 지역과 히말라야도 다녀왔어요. 또한 현대 문명의 영향으로 나약하고 삭막한 정신세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청소년들을 끌어내어 대자연 속에서 진취적인 호연지기를 키울 수 있는 살아있는 체험교육을 할 예정입니다.

이미경 기자 mk1777@good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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