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체계 혁신할 기회 놓치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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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체계 혁신할 기회 놓치지 말아야
핫이슈 서울대 의대교수들 오는 18일 사직 예고 vs 정부 “의료개혁 물러서지 않을 것”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4.03.16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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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에 반발하며 집단 사직한 지 벌써 4주째다. 현장에서는 이러다가 최악의 의료 대란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인천의료원 조승연(61) 원장에게 현 사태의 원인과 해결방안을 들어보았다.

전공의, 지금이라도 복귀해 대화 시작하길

지난 3월 11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들은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 및 전공의 집단 사직에 대한 합리적 방안 도출에 나서지 않으면 오는 18일 전원 사직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발표가 도화선이 된 의사들의 집단 반발이 전공의 사직, 의대생 휴학에 이어 의대 교수들의 사직으로 옮겨 붙는 모양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정부는 긴급하게 군의관과 공중보건의를 대형병원에 투입하는 등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갈수록 사태가 악화되고 있지만 정부는 국민을 위해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의료개혁만큼은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의대 정원 확대는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80%에 가까운 국민이 찬성할 만큼 국민적 지지를 받는 정책이다. 하지만 정부와 의사 간 강대강 대치가 장기화되고 의료 공백이 현실화되면서 의사들을 향한 국민적 분노와 함께 정부를 향한 실망감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 
지난주 기자는 점점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의·정 갈등의 본질과 이를 풀어낼 방법은 무엇인지 인천의료원 조승연(61) 원장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조 원장은 서울대 의과대학 졸업 후 외과전문의를 취득, 가천의대 외과교수로 재직했다. 그리고 2001년부터 현재까지 주로 공공병원에서 일해왔다. 
그는 의사들이 정부의 정책에 반발해 강경 대응을 지속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지금이라도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전공의들이 현장으로 복귀해서 대화의 문을 열어야 한다. 이번 일로 인해 의사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무너졌다. 이미 이겨도 이기는 싸움이 아니다”라며 아쉬워했다. 
 

尹 대통령은 지난 6일 중대본 회의 중 의료개혁을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출처/ KBS2 뉴스 캡처

혼합진료 금지 정책, 의·정 갈등의 원인 중 하나

조 원장은 이번 사태를 기점으로 의대 정원 확대는 돌이킬 수 없는 비가역적 상황에 들어섰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그는 “정책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한 입장이 확고하기 때문에 정부는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국민들의 피해가 더욱 커지기 전에 적절한 타협책이 나오길 바라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조 원장은 의사들이 정부의 정책에 필사적으로 반발하는 원인 중 하나는 정부가 발표한 ‘필수의료정책 패키지’에 포함된 혼합진료 금지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혼합진료란 의사들이 환자를 진료할 때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급여 진료와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를 섞어서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그동안 일부 의사들이 수입 창출을 목적으로 혼합진료를 악용한다는 국민 불만이 컸기 때문에 정부는 문제가 되는 일부 영역의 혼합진료를 금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의사들은 비현실적으로 낮은 의료 수가 때문에 급여 진료만으로는 병원 운영이 어려운 것이 현실인데 이를 고려하지 않는 정책이라고 비판에 나섰다.
이에 대해 조 원장은 “현재 병원 경영에서 비급여 진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국민의 눈에는 혼합진료 금지를 반대하는 의사들의 모습이 자신들의 밥그릇을 놓치지 않으려는 욕심으로 비춰지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역·필수의료 부족 해결책 마련 절실

공감하는 의대정원 증원규모

조 원장은 정부의 정책대로 의대 정원이 늘어나도 그동안 국내 의료 체계의 문제점으로 꾸준히 지적되어 온 필수의료 부족과 지역의료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의대 정원 증원 후 필수 및 지역의료 정상화를 위한 후속 정책이 반드시 따라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의사들 역시 ▲의료수가 현실화 ▲의료 사고 안전망 구축 ▲필수의료 및 지역의료로 의사를 유인할 실효성 있는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에 대부분 공감했다.  
조승연 원장은 이번 사태가 우리 의료 체계를 혁신할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우리 의료체계의 큰 문제는 환자들이 지나치게 대형병원(3차 병원)으로 쏠리는 현상이다. 만약 정부가 종합병원 등 2차 병원을 적극 지원해 주면 2차 병원은 물론 자연스럽게 1차 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늘어 선진국형 의료전달체계로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그는 “정부가 중증 환자 진료 의료수가를 획기적으로 늘려 대학병원 교수들이 외래진료가 아닌 중증 환자 치료에 집중하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러면 전공의들도 교수와 함께 환자 치료를 고민하고 현장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진짜 전공의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민수 차장대우 mskang@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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