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폐광지역 침체 위기... 활성화 방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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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폐광지역 침체 위기... 활성화 방안은
포커스 태백·정선 등 강원 광업소 줄줄이 폐광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모색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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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2.16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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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의 폐광지역을 새롭게 탈바꿈시킨 ‘마을호텔18번가’ 전경 | 독일의 졸버레인 탄광 투어를 하는 관광객들
전남 화순광업소(23.6월 폐광)에서 광부들이 기차로 이동하고 있다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밑거름이 된 석탄산업은 석탄 생산 감축에 따른 폐광으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이에 강원도에서는 폐광지역의 자생기반 마련과 활성화를 위한 실질적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폐광지역, 일자리 감소에 인구 유출 심각

1960~80년대 대한민국의 산업화와 경제성장을 이끌었던 석탄산업이 사양화되면서 탄광이 하나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작년 6월 전남 화순광업소가 폐광했고 석탄 산업의 중심지였던 태백의 마지막 남은 탄광인 장성광업소가 오는 6월말 폐광을 앞두고 있다. 이어 2025년 삼척 도계광업소까지 문을 닫으면 대한석탄공사 산하 탄광은 모두 폐광하게 된다.
기반 산업인 탄광이 폐광하면서 광부들의 일자리 대책과 인구 유출, 지역경제 침체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강원도가 지난해 시행한 탄광지역 폐광 대응 연구용역 결과 장성·도계광업소 폐광 시 삼척 1685명, 태백 876명 등 총 2561명의 실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 근로자가 직장을 잃으면 해당지역 상권 몰락 등 경제적 충격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기자는 춘천 강원연구원 탄광발전지원센터 이원학 센터장을 만나 폐광을 앞두고 있는 강원도 탄광지역의 실상과 발전 방안에 대해 들어보았다. 이원학(49) 센터장은 “탄광산업의 전성기를 맞았던 80년대에 태백은 당시 인구가 약 12만~13만명 정도였는데 현재는 3만8천여명으로 감소했다. 그런데 올해 장성광업소가 문을 닫으면 얼마나 더 감소할지 장담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원학 탄광발전지원센터장 사진/ 홍용학 기자 | 사진/ MBC강원영동 뉴스 캡처


태백·삼척시 폐광 대비 활로 찾기에 진력

위기감이 현실로 다가오자 정부와 해당 지자체는 폐광지역 활로 찾기에 나서고 있다. 강원도는 조기 폐광을 앞둔 태백시와 삼척시에 대해 고용위기지역 지정을 추진 중이다. 고용위기지역은 고용이 악화되거나 급격한 고용 감소가 예상되는 지역을 대상으로 최대 5년간 연간 국비 300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또한 시는 위기 극복을 위해 석탄산업을 대체할 미래 먹거리 산업 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다. 태백시는 장성광업소 일대를 미래자원 클러스터 지구로 만들어 청정메탄올 제조시설과 친환경건축자재 제조시설을 지어 지역 회생의 동력을 마련하고자 추진 중이다. 삼척시도 도계광업소를 중심으로 첨단 가속기 기반 의료산업 클러스터 조성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사업을 신청했다. 
하지만 폐광지역의 열악한 인프라와 지리적, 환경적 특수성은 자립 기반을 확보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원학 센터장은 “폐광지역은 제조업이나 다른 산업을 하기에 어려운 여건이다. 물류나 사람이 들어오려면 어느 정도 기반을 갖춰야 하는데 이 지역은 교통이 편리하지 않기 때문에 대체산업 등 다른 산업을 하는데 한계에 부딪힌다. 무엇보다 접근성을 확보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폐광지역 경제 회생을 위해 세워진 강원랜드의 규제를 완화하고 이를 중심으로 관광산업을 확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시재생 및 창업, 폐광지역 활기 줄지 주목

한편 탄광 유산을 활용하는 도시재생과 창업 지원이 폐광지역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을지 주목되고 있다. 강원도에서 지원하는 폐광지역 창업활성화 사업으로 인해 음식점, 공방, 카페 등 특색있는 가게들은 입소문을 타고 멀리서 찾아올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정선군 고한읍 고한18리의 ‘마을호텔18번가’는 대표적인 도시재생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폐광으로 인해 급격한 인구이탈과 소멸 위기에 처한 이곳은 빈집을 수리해 마을호텔로 조성했고 객실뿐만 아니라 카페, 음식점 등이 옹기종기 모여 활기를 되찾았다. 특히 지역을 살리기 위한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위기를 극복해 의미가 깊다.
해외의 사례를 살펴보면 세계 최대 탄전지대였던 독일 루르공업지역은 석탄산업 쇠퇴 후, 생태 복원에 팔을 걷어붙이며 토양 복원 사업을 대대적으로 전개했고 제철소 등 방치된 산업시설은 공원과 박물관으로 조성하는 등 유럽의 문화수도로 거듭났다. 이 센터장은 “폐광지역 활성화가 성공한 곳이 많지만 실패한 사례도 있다. 일본 홋카이도에 있는 유바리시는 관광산업을 집중 육성했지만 무리한 투자로 지역 파산을 선언했다”며 지역의 특성에 맞게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탄광지역이 우리나라 근대화와 경제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었다. 하지만 오래 전이라 지금 이 지역의 어려움에 대해 말하면 이해를 하지 못하는 분들도 있다. 지역의 특수성에 대해 이해하고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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