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국가로 진입했다” 바람직한 다문화자녀 교육 방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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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국가로 진입했다” 바람직한 다문화자녀 교육 방향은
[인터뷰] 전문가들 공히 다문화사회로의 전환에 교육 혁신 고민해야 할 때라 제언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4.01.2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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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대한민국은 전체 인구 중 외국인 비중이 5%를 넘어선 다인종·다문화 국가가 될 전망이다. 우리 교육이 다문화 국가라는 필연적인 변화를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이화여자대학교 다문화연구소 소장 장한업(60) 교수에게 들어보았다. 

상호문화교육은 적극적인 상생을 지향 

“상호문화교육은 반드시 받아들여야 하는 철학이자 시스템입니다” 이화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이자 다문화연구소장 장한업 교수는 국내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상호문화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전파하고 있는 학자다. 그는 지난해 다문화사회에서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한 책「다문화사회 대한민국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아날로그, 400p)를 출간해 화제가 됐다. 
장 교수에게 가장 먼저 묻고 싶은 질문은 그가 말하는 상호문화교육이 우리가 알고 있는 다문화교육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였다. 기자의 첫 질문에 장 교수는 “다문화교육이 소극적 공존에 머문다면 상호문화교육은 적극적 상생을 지향한다. 다문화교육이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는 데 그치지만 상호문화교육은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다문화교육은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원주민이 있는 곳에 이주민이 정착한 국가에서 시작됐다. 반면 상호문화교육은 유럽에서 싹텄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국가들이 부족한 노동력을 충당하기 위해 외국인 노동자를 받아들였는데, 이때 이민자들의 사회 통합을 위해 상호문화이해교육을 시작했다”고 대답했다. 이어서 그는 “우리나라 다문화사회의 형성과정과 구조를 살펴보면 유럽과 더 유사하다. 그래서 상호문화교육이 우리나라의 현실에 더 적합한 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건강한 다문화사회를 꿈꾸는 장한업 교수 사진/ 홍용학 기자

다문화가정→이주배경가정, 용어 변경도 필요 

장 교수는 상호문화교육의 핵심은 자기 문화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문화를 최고라고 여기면 다른 문화를 수용하기 어렵다. 자신의 문화를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때 다른 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독일·아일랜드·스위스 등 상호문화교육을 정착시킨 국가들을 연구해야 한다고 말하며 “다른 국가에서 성공한 정책이 우리나라에서 똑같이 작동하지는 않는다. 정책과 함께 상대방의 문화를 존중하는 그들의 관점과 철학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다문화가정, 다문화학생이라는 용어가 부적절하다고 본다. 그가 이와 같은 주장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다문화라는 단어 속에 우리 사회의 편향적인 시각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오늘날 대다수의 한국인에게 다문화는 외국인, 동남아를 연상시킬 뿐 나와는 상관없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또 하나의 이유는 국제사회에서 다문화가정이라는 용어를 쓰는 국가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일본의 경우 국제결혼가족이라는 용어를 쓴다. 미국, 뉴질랜드 등은 비슷한 용어 자체가 없다. 국제적 기준에 맞춰 다문화가정, 다문화학생 대신 이주배경가정, 이주배경학생 정도로 부르면 좋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출처/ 연합뉴스TV 캡처

韓, 다문화사회 구축할 최상의 조건 갖춰

교육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다문화 학생 수는 약 18만명이다. 2013년 5만 6천여명과 비교하면 
3배가량 증가했다. 이처럼 매년 다문화 학생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음에도 우리 교육은 그들의 꿈과 미래를 그려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온다. 이에 대해 장 교수는 “현실적으로 이주배경가정 부모와 학생들은 교육에 있어서 정주민에 비해 모든 것이 열악하다. 그들에게 똑같은 룰과 목표를 가지고 경쟁하라는 것은 이미 지는 게임을 하라는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또 그는 이주배경학생들이 자신만의 커리어를 쌓아갈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이중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이주배경학생들의 강점을 활용할 길을 열어줘야 한다. 예를 들어 그들을 교육자로 양성한다면 이주배경학생들을 지도할 최고의 교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대한민국의 문화는 세계 어느 국가보다 다문화사회를 제대로 구축할 수 있는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민첩하게 움직일 줄 안다. 이런 우리의 정체성을 발휘하면 새로운 문화를 적극 수용하고 우리 문화와 융합하여 더욱 매력적인 문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그는 다문화사회로의 전환을 성공적으로 해낸다면 재앙 수준의 인구문제 해결은 물론 우리나라가 국제적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희망적인 예측을 전했다.
강민수 차장대우 mskang@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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