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 회복? 먼저 북한 사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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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 회복? 먼저 북한 사람을 알아야 한다
기획 [특별기획] 뇌과학적으로 북한사람들의 심리 풀어내며 인권회복의 필요성 강조해 주목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4.01.06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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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 관련 감희 작가의 저서

탈북민으로서 북한체제의 트라우마에 대해 연구해 온 한 교수가 최근 북한 여성의 인권침해 실태를 밝힌 『북한녀자로 살기』를 펴냈다. 어느덧 ‘북한인권’이 정치인들의 정치 도구의 하나로 전락해 버린 가운데 발간된 이 책이 독자들에게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가정폭력을 숙명이라 여기는 북한여성

2016년 북한이 유엔 여성차별 철폐위원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 여성은 사회의 주인으로서 남성과 평등한 권리를 온전히 행사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여성은 물론 남녀 모두가 지금도 여전히 인간이라면 누구나 태어나면서 갖는 기본권이 완전히 배제된 삶을 살고 있다. 약 20년 전 탈북해 북한사람에 대한 연구를 이어가며 북한인권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있는 감희 작가는 최근 집필한 저서『북한사람 이해하기』와『북한녀자로 살기』에서 ‘북한사회는 그 자체가 인권침해’라고 표현했다. 즉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고, 가고 싶은 곳에 자유롭게 가지 못하고, 먹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먹지 못하는 등 인간의 기본권을 유린당하는 실정이다. 
최근 기자가 만난 감희 작가는 지난 11월 출간한『북한녀자로 살기』에서 언급한 북한여성의 인권문제를 꺼냈다. 그는 “북한여성이라 하면 ‘행복의 꽃, 혁명적 어머니, 남편의 부사수’ 등과 같은 수많은 수식어가 붙는다. 하지만 현실에서 여성들은 가정 폭력을 숙명이라 여기며 폭력이 폭력인 줄도 모른 채 수많은 폭력에 노출되어 살아간다. 또 그와 같은 폭력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나 보호 장치가 전혀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전쟁 중인 중동지역의 여성인권이 북한여성의 인권보다 나은 것은 그들의 인권침해 실상은 국제사회와 연결되어 있지만 그곳보다 더 끔찍할 수도 있는 북한여성의 인권 실상은 국제사회와 완전히 차단되어 있다는 점”이라고 개탄했다. 
 

북한 정치범수용소 중 ‘전거리교화소’에 직접 복역했던 탈북자가 직접 그린 그림들

북한사람들, 생존 위해 맹목적으로 충성할 뿐

감희 작가는 탈북 이후 처음 신학공부를 하다가 북한사람들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심리학공부를 이어갔다. 그러나 심리학으로도 설명되지 않는 북한사람들의 특성이 있어 이를 연구하기 위해 뇌과학을 공부했다. 현재 모 대학에서 객원교수로 강의하며 학술연구를 겸하고 있는 그는 “사람의 뇌는 기본적으로 생존을 위해 환경에 적응한다. 북한사람들이 북한체제를 욕하면서도 맹목적으로 충성하고 최고 존엄자인 김정은 앞에서 만세를 부르고, 눈물 흘리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뇌과학적으로 해석했을 때 설명이 된다”고 주장했다. 북한사람들은 공포사회에 살기 때문에 현실을 문제로 여기면서도 생존을 위해서 그곳 체제의 규범이나 질서를 따르는 이중적인 삶을 산다는 것이다. 
지금 북한의 감시망은 과거보다 느슨해졌다. 과거에는 보위부와 비밀협조원, 그리고 정보원이 3단계로 북한 주민들을 밀착 관리했지만 지금 북한체제가 썩을대로 썩었다는 것을 이들도 알기 때문에 거의 고발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사람들은 항상 감시 당하고 있다고 생각해 꼼짝하지 못한다. 감희 작가는 철저한 감시망이 그들의 몸에 배어 마치 나뭇가지를 뱀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살며 이것은 의식차원이 아니라 그냥 그들의 몸이 자동으로 반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그들의 마음을 정확하게, 제대로 알 필요가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국제사회가 북한인권에 지속적으로 관심 가져야

최근 탈북한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요즘 북한사람들은 좀 더 과격해지고 체제에 대한 반항심도 강해지고 있다고 한다. 일례로 북한에는 한때 여성들이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 법이 있었다. 최근 한 여성 교사가 자전거를 타고 가다 다리 위에서 정보원에게 발각되었는데 이 여성이 그 자리에서 투신해 버렸다. 또 북한은 인민들이 폭동을 일으킬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10만명 이상 모이는 장마당을 나누고 축소해버리는데 최근 이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북한 지도부는 물러나라’는 내용을 담은 현수막을 붙이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과거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라고 감희 작가는 말했다. 
그는 또 “사실 미국과 일본이 말하는 북한인권은 그냥 압박용이다. 또한 대한민국은 평화를 운운하면서 북한인권에는 관심이 없으니 가짜평화라고 비판받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제사회가 북한인권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삼아 그들 사이에 연대의 목소리가 형성될 수 있도록, 인민들의 상황을 국제사회가 알고 있으며 어떻게든 힘이 되어주겠다는 메시지를 계속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희 작가는 정치가 하지 못하는 북한인권 회복을 이제 시민사회와 교회들이 나서서 해야 할 때라고 주장한다. 또한 외부에서 어떤 방법으로든 북한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쳐 그들이 끔찍한 폭력에서 벗어나 인간답게 살 수 있는 날을 앞당기기 위해 배전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고정연 차장대우 jyko@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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