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모님은 제가 꿈꾸는 요양원에 살고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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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모님은 제가 꿈꾸는 요양원에 살고 계세요”
[인터뷰] 노인 돌봄의 이상적 모델 제시하는 보아스골든케어 임수경 원장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3.12.24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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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스골든케어 임수경 원장 사진/ 오병욱 기자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돌봄을 필요로 하는 고령 인구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 건강한 노후를 위한 노인 돌봄 서비스의 필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돌봄 공동체의 변화를 꿈꾸는 보아스골든케어 임수경(62) 원장을 만나보았다.

초고령사회 진입 앞두고 노인 돌봄 수요 확대

향후 2025년에는 국내 인구 5명 중 1명이 65세이상 고령자에 해당하는 초고령사회에 접어들 예정이다. 노인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어느 가정이든 노인 돌봄의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가족의 케어만으로는 돌봄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요양시설 및 간병인에 대한 수요도 그만큼 높아지면서 노인 돌봄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화두가 되었다. 
보건복지부가 2019년 발표한 장기요양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요양시설에 거주를 희망하는 이유로 ‘지속적으로 돌봐줄 사람이 없음’(74.4%)이 가장 높았다. 1인가구 또는 무배우자일수록 돌봄공백 발생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요양시설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렇게 노인 돌봄에 있어 요양병원이나 시설의 필요성이 커진 가운데 지난주 기자는 고양시 문봉동에 위치한 보아스골든케어 요양원을 찾아가 보았다. 2020년 4월에 문을 연 요양원은 4층 건물 3동이 나란히 서 있어 규모가 꽤 커 보였다. 실내에는 어르신들이 운동할 수 있는 물리치료실부터 옥상정원, 텃밭, 치유온실 등 다양한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무엇보다 휠체어 두 대가 다녀도 부딪히지 않을 정도로 넓은 복도로 인해 전혀 답답함을 느낄 수 없었다. 각 마을별로 생활하는 생활공간에서는 만들기를 하거나 차를 마시고, 담소를 나누며 어르신들이 편안하게 지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장식물을 만들고 있는 어르신들 | 요양원 옥상정원 모습 | 생활공간에서 TV를 시청하고 있다

부모님 모실 곳 찾다가 직접 요양원 설립 운영

이렇게 쾌적한 요양원을 지은 보아스골든케어 임수경 원장은 국세청 첫 여성국장, 한전KDN 첫 여성 사장, LG CNS 상무 등 공직과 공·사기업을 거치며 여성기업인으로 살아왔다. 그런 그가 직접 요양원을 세운 것은 뇌경색과 뇌출혈을 앓고 계신 부모님 때문이었다. 임 원장은 “아프신 부모님을 모시고 요양병원이나 요양원 등을 다니며 노인요양의 현실에 아쉬움을 많이 느꼈다. 집처럼 부모님을 편하게 모실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설계만 14번을 바꾸며 7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금의 요양원을 설립하게 되었다. 요양원 건축 등 투자를 받기 위해 많은 곳을 찾아다녔는데 뜻은 좋지만 돈이 안되는 사업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개원한 이후 처음 두 명으로 시작해 작년에 230여명의 정원이 모두 채워지는 것을 보면서 기적이라는 말밖에 할 수가 없었다”며 그동안의 시간을 회상했다. 
매일 아침 어르신들이 지내는 각 마을을 돌며 얼굴 보고 인사하는 것이 임 원장의 큰 즐거움이다. 그는 “어르신들이 웃는 얼굴을 한번 보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처음 요양원에 올땐 어르신들과 그 가족들이 서로 미안함과 서운함이 있었지만 집에 계셨을 때보다 더 얼굴이 좋아지고 잘 적응해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요양원을 세우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웃으며 말했다.

요양시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변화시켜

요즘은 인식이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히 요양시설에 부모를 모시는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 또한 학대·폭력 등 요양원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가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내 가족처럼 환자를 돌봐주고 믿을 수 있는 요양원을 비교하고 선택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임 원장은 “가족들의 권유로 어쩔 수 없이 요양원에 들어오신 분들은 처음에 많이 우울해 하신다. 그런데 우리 보아스에 첫 입소하신 한 어르신은 본인의 의지로 오셨기 때문에 새로 오신 분들에게 좋은 점도 이야기해주고 달래주며 보듬어주니까 다들 점점 편안해 하신다. 또한 식사나 위생 방면에 종사자들이 힘들 수 있겠지만 운영 원칙을 까다롭게 세워 관리하다 보니 이런 부분을 믿고 맡겨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부모를 집에서 모실 수 있는 환경이 아니거나 부모 또한 자식에게 부담을 지워주기 싫어하기 때문에 요양시설에 대한 필요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임 원장은 “요양시설을 기피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겠지만 이곳도 하나의 선택지로 생각했으면 좋겠고 개개인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적정선을 서로 찾아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보호자가 시설을 믿고 맡긴 만큼 종사자와 서로 소통하며 공유하는 그런 돌봄의 공동체를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희망을 밝혔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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