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열광하는 한국 김(海苔,GIM) 검은 반도체라 불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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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열광하는 한국 김(海苔,GIM) 검은 반도체라 불리는 이유
기획 대한민국 김 수출 산업의 현황과 발전 방안을 모색하다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3.12.0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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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김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한국산 김의 해외 수출 규모가 꾸준히 늘어 최근 역대 최대 수출량을 기록했다. ‘검은 반도체’라 불리며 수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국내 김 산업의 발전상을 한국김수출협회로부터 들어보았다. 

한국 김 생산량·수출량 세계 1위 기록

우리나라는 현재 김 생산량 세계 1위, 김 수출량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수산식품 전체 수출액 32억달러 중 김 수출이 6.5억달러를 기록하며 수산식품 전체 수출액의 20%를 차지하는가 하면 올해는 지난 10월 말 기준 김 수출액이 6.7억달러를 달성해 사실상 연말까지 8억(한화 약 1조원)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김수출협회 양태용(73) 회장은 “우리나라 김은 세계 김 시장의 70%를 주도하고 있다. 국내 김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는 미국이며 일본, 중국, 태국, 러시아가 5대 수입국이다. 품목은 마른김, 김밥용김, 조미김, 김부각 등 다양한데 그중 조미김이 가장 인기다. 미국이나 유럽은 주식이 밥이 아니어서 한국의 조미김 보다 염도가 낮은 스낵용 제품이 주를 이루며 김부각, 돌자반볶음 김의 수요도 늘고 있다”며 현황을 전했다. 
지금은 전 세계 120개국으로 수출하는 김이지만 한 때는 블랙 페이퍼(Black Paper)라 불리며 혐오식품 취급을 받기도 했다. 유럽 등 해외 국가에서는 해조류를 먹지 않거나 검은 식품은 먹지 않는 문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 김 수출 기업들은 해외 박람회장에서 외국인들의 김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양 회장은 “1990년대 브라질에서 열린 한 식품박람회에서 김을 기피하는 외국인들에게 김을 알리려 먼저 시식한 후 외국인들에게 권하느라 3일 내내 너무 많은 김을 먹어 복통을 겪기도 했다”는 일례를 들려줬다. 그런 노력이 쌓여대한민국 김은 경쟁국가인 일본과 중국을 제치고 세계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한국김수출협회 양태용 회장 | 해외 각국으로 수출되고 있는 한국의 다양한 김 가공식품들 사진/ 홍용학 기자


천혜의 자연환경과 기술 발전이 경쟁력

김 수출의 역사는 일제강점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산 김의 품질이 우수하여 당시 생산량의 70~80%를 일본으로 수출했다. 6.25전쟁 이후 1970년대까지 꾸준히 수출 실적을 높여갔다. 당시 일본 외 미주, 유럽, 중동의 건설현장 등 교포사회에서 향수 식품으로 김을 소비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1970년대 말 일본이 자국의 김양식어민 보호를 명분으로 1994년까지 한국 김 수입을 중단하면서 국내 김 산업은 내리막으로 치달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김 관련 기업들은 일광건조에서 기계건조 체제로 전환하며 대량 생산체제를 갖추는 등 김 산업 기술을 발전시켰고 10년 만에 수출국 64개국에서 120개국으로 늘리는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 그렇다면 한국 김은 일본·중국의 김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일본과 중국은 두꺼운 김밥용 김을 주로 만들지만 한국은 얇은 김부터 두꺼운 김까지 다양한 종류를 만든다. 특히 일본과 중국에는 없는 돌김과 재래김 생산 기술과 시설을 갖추고 있어 김 가공식품 종류의 비율이 높다. 또한 작은 섬으로 이뤄진 남서해안과 서해안 갯벌 같은 자연환경이 경쟁력을 높인다. 
 

출처/ SBS뉴스 캡처

향후 김 수출 확대 위한 다각적 노력 필요

검은 반도체라 불리며 수출 효자 종목으로 인정받는 김 산업의 명성은 결코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았다. 양 회장은 “국내 김 산업은 일본 수출이 제한됐던 시기부터 자생적으로 종자, 양식, 마른김 건조 및 김 가공 수출이 각자도생의 형태로 분업화됐다. 때문에 양식작황에 따라 ▲원료 김의 확보와 유통 ▲상승하는 물류비가 큰 어려움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그 외에도 ▲국가별 중금속 기준 차이 ▲수입 국가의 환경에 따른 제품 변질의 우려 등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이를 위해 한국김수출협회는 업체들 간의 정보 공유 등 다양한 방식으로 협업하고 있다. 협회는 또 ‘Laver(말린 해초) is called GIM’이라는 고유명사를 세계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는데 지난 9월 해수부가 ‘K-GIM’ 명칭의 세계화를 공식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김 수출이 확대되면서 세계인의 기호에 맞는 제품개발과 규격화를 통해 더 많은 소비층을 확보해야 하기에 김 가공품에 대한 코셔(KOSHER)인증, 할랄(HALAL)인증, 식품안전경영시스템인증제(FSSC) 등의 국제인증을 획득해 국제 공신력을 높여야 한다고 양 회장은 강조하고 있다. 
한편 올해 초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에 일본 최대의 김 산업체 코아사(小淺)가 진출했다. 코아사가 생산뿐 아니라 원료수매까지 확장하며 국내 김을 가공 후 전량 수출할 것으로 예상되어 국내 영세업체는 김 원료 확보가 어려워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향후 2~3년 내 코아사로 인해 국내 김 산업 생태계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고정연 차장대우 jyko@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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