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녹화(國土綠化) 50년 이제 경제수종으로 교체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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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녹화(國土綠化) 50년 이제 경제수종으로 교체할 시기다
기획 수확벌채와 수종갱신 및 임도확충으로 산림자원화 이뤄내야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3.11.25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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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한민국 산림녹화기록물  2. 연도별 우리나라 산림:1960년(上) 1970년(中) 1980년(下) 3. 관악산을 바라보고 있는 서울대 강규석 교수 사진/ 오병욱 기자

50여년간의 식목정책 이후 이제는 나무를 심고 가꾸는 것에 그치지 말고 적절히 벌채하고 경제성 높은 수종으로 갱신하여 목재자급률과 산림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국토의 63%가 산림, 그러나 목재의 84% 수입

올해는 국토녹화 50주년을 맞는 해다. 우리나라는 1973년 치산녹화사업을 시작한 이래 100억 그루 이상을 심어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으로 헐벗었던 민둥산을 울창한 숲으로 조성했다. 그리하여 산림이 국토의 63%에 달했고 OECD 국가별 산림면적률은 핀란드(74%), 스웨덴(69%), 일본(68%)에 이어 4위를 차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목재자급률은 최근 8년간 평균 16%에 그친다. 84%를 수입에 의존하게 된 주요 원인은 50년 전 토양유실과 산사태 방지를 위해 경제수종보다는 성장과 번식이 빠른 나무 위주로 대량식재 한데다 벌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수확량이 0.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산림은 생장이 둔화되고 탄소흡수량과 미세먼지 저감 능력이 떨어지는 4영급(임령 31~40년) 이상의 나무가 72% 이상을 차지한다. 
이제는 숲의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가운데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에서 만난 강규석(58) 교수는 “봄에 농작물을 파종하면 가을에 수확하듯이 나무도 수확기가 되었다. ‘나무는 절대로 베면 안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적절히 벤 후, 경제성 있는 수종으로 교체해 나가야 한다”며 “활엽수종인 포플러나무와 버드나무의 간벌 시기는 임령 20~30년이다. 이후엔 썩거나 죽는다. 외국과 달리 토양이 척박한 우리나라는 소나무의 수령도 짧아 100년 이상 키우는 것은 비경제적이다”라고 말했다.

수확벌채·임도확충으로 산림산업 발전시켜야

일본의 목재자급률(41.8%)은 우리에 비해 현저히 높다. 산림면적이 우리나라의 63% 수준인 오스트리아의 목재 생산량은 4배에 이른다. 강 교수는 “목재 자급률을 50%까지 올리려면 지금의 식재 및 벌채량으로는 불가능하다. 사람들은 푸르고 울창한 숲, 단풍으로 물든 숲을 보지 못할까봐 벌목을 반대하지만 벌채를 할 경우엔 산림보호 차원에서 솎아베기(택벌)를 한다. 오히려 햇빛과 물, 영양분이 남은 나무를 더 건강하게 성장시킨다”며 “벌채와 집재 등에 필요한 임업장비의 기계화와 임도(林道) 확충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임도 밀도는 오스트리아와 독일의 13분의 1, 일본의 4분의 1 수준이다. 독일은 숲에서 반경 110m 내에 임도를 찾을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 반경이 1.4㎞이다. 장비와 운반차량이 산림 속을 자유자재로 이동할 수 있게 하는 임도는 ▲산불이 났을 때도 진화인력과 장비가 현장에 쉽게 접근해 조기 진화할 수 있다. ▲산림병해충 방제작업 시에도 각종 방제 장비를 투입,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실시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여가와 휴양, 레포츠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다. 임도가 잘 갖춰지면 조림·벌채 비용도 30%가량 낮아진다는 분석이다. 

경제성 높고 주민 이익 창출할 수종 선택 필요

최근 산림청은 산림의 지속가능성과 다양성을 위해 ‘권장 교체수종’을 발표했다. 남부지방은 편백나무와 참나무류이며 중부지방은 낙엽송과 참나무류다. 이런 가운데 목재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고 기후변화와 병해충에 취약한 소나무림의 벌채량을 높이고 경제수종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강 교수는 “울진, 양양, 고성 등 강원도 주민은 소나무를 원한다. 사실 소나무는 임령 40~50에도 벌채가 자유롭지 못하고 목재 값은 싸다. 그런데 소나무를 선호하는 이유는 소나무와 공생하는 송이가 돈이 되기 때문이다. 인공재배가 안되는 송이는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하는데 지난 추석에도 송이 1㎏이 100만원을 호가했다. 주민들은 한 달에 최대 1억원씩 벌어들인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강원도에 산불이 잦아 내화수종인 참나무를 권장하지만 강원도 백두대간의 척박하고 양분없는 마사토에서 잘 자라는 소나무의 특징과 주민들의 수입을 고려하면 이전대로 침엽수를 식재해야 한다.
인터뷰 말미에 강규석 교수는 “산림자원을 조성하고 이용하려면 종묘생산-조림-숲관리-수확벌채 및 이용-재조림으로 이어지는 순환경영이 이뤄져야 한다”며 “노령화 되어가는 우리산림은 임목생장량과 탄소흡수율이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설상가상, 기후변화로 인해 해를 거듭할수록 산림재난이 심각해지고 있어 이제는 국가적 차원에서 건설적인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송미아 차장대우 miasong@igoodnews.or.kr

국토녹화 50년의 결과 울창하게 변화된 삼림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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