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계절근로자 효율적 관리방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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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계절근로자 효율적 관리방안은?
핫이슈 전국 최저급 이탈률 기록하며 계절근로자 관리분야 모범 지자체 된 강원 홍천군을 가다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3.11.2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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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홍천군에서 일하기 위해 입국한 필리핀 출신 외국인 계절근로자들

지난해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무단 이탈률이 전국적으로 9.6%에 달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이탈자 없이 효율적으로 근로자를 관리하고 있는 홍천군의 운영 사례가 모범이 되고 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10명 중 1명은 이탈

인력난에 시달리는 농촌에서는 외국인 근로자가 없어서는 안 될 정도로 중요한 존재다. 하지만 인력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탓에 각 지자체는 계절근로자를 도입하고 유관기관에서는 농촌인력 중개센터를 운영하는 등 외국인 일손 모시기(?)에 여념이 없다. 2015년 도입된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로 농가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가 크게 늘었지만 현장에서는 무단이탈 등 부작용도 커지고 있다. 
나라살림연구소의 ‘전국 지자체 계절근로자 이탈 규모 분석’ 자료를 살펴보면 2017년 18명에 불과했던 이탈자 수는 2021년 316명, 지난해에는 1만 2027명 중 1151명이 이탈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계절근로자가 이탈하는 가장 큰 원인은 짧은 체류 기한이다. 모국으로 돌아가기보다 불법체류자 신분을 선택해 경제활동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계절근로자의 이탈률이 높아진다는 것은 지자체의 계절근로자 정책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전문가들은 불법체류자 증가로 노동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나아가 불법체류자의 경우 법적 사각지대에 놓이면서 치안이나 인권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각 지자체에서는 실태 점검부터 이탈자 발생 원인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모범 지역의 사례와 경험을 공유해 계절근로자 정책을 보완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7일에 열린 홍천군 외국인 계절근로자 우수사례 설명회 | 홍천군은 농가주와 계절근로자 간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홍천군, 전국 지자체 대상 우수사례 공유해 주목

전국의 많은 시·군이 계절근로자의 이탈로 골치를 앓고 있지만 강원 홍천군은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며 전국에서도 우수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올해 홍천에서 일한 외국인 계절근로자 926명 중 무단 이탈자는 단 2명에 불과하다. 지난해에는 545명 전원이 이탈 없이 근로를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갔다. 
이에 홍천군의 사례를 전국 지자체에서 벤치마킹하려는 요청이 많아 지난 17일 전국 27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외국인 계절근로자 우수사례 설명회’가 열렸다. 지난주 기자가 찾은 홍천군농업기술센터에는 전남 여수와 나주, 경남 밀양 등에 이르기까지 전국의 시·군 공무원들이 모여 외국인 계절근로자 운영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신영재(58) 홍천군수는 인사말에서 “홍천군은 제주도와 면적이 비슷하지만 대부분 어르신들이 많아 농촌 인력이 아주 부족한 상황이다. 홍천뿐 아니라 우리나라 농어촌 지역이 비슷한 어려움에 처해있기 때문에 정보 공유를 통해 농가의 일손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농촌인력지원 권상경 팀장은 외국인 계절근로자 운영에 대해 MOU 체결 도시현황과 인력 도입 현황, 운영 특징, 향후 과제 등을 소개했다. 홍천군의 외국인 계절 근로자 운영은 △필리핀 지자체와 우호교류(MOU) 체결로 안정적인 계절근로자 도입 △결혼이민자의 본국 거주 친척 초청 
△외국인 계절근로자 관리 프로그램 개발 및 실시간 모니터링 등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선발할 때부터 믿을 만한 사람을 뽑아 중간 브로커 개입을 차단함으로써 무단이탈 방지에 큰 효과를 냈다는 평이다.

계절근로자 정착 및 농가에 대한 지원이 큰 효과

입국한 외국인 계절근로자와 농가에 대한 지원도 큰 몫을 했다. 권 팀장은 “계절근로자가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이 언어소통이다.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결혼이민자를 통역 도우미로 활용해 민원 발생 시 3명이 1개 조로 현장에 출동해 의견을 조율하며 신속하게 해결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또한 긴급의료비를 예산편성할뿐 아니라 근로자를 위한 민간 의료보험제도에 단체 가입해 질병 발생 시에는 의료비를 지원하도록 했다. 홍천군의 이러한 노력에 대해 외국인 계절근로자들과 농가주들은 많은 부분에 도움이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이 농가를 운영하는 김정길(62)씨는 “해마다 계절근로자 4명이 파견오는데 소통 문제로 오해의 소지가 종종 생긴다. 그런 상황이 발생할 때나 예방차원에서 군청 직원들과 통역도우미가 농가를 수시로 방문해 문제를 해결해주어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농가 입장에서도 비용을 내며 근로자를 채용하는 것인데 앞으로는 농기계 기본 기술이나 주요 농작물 특성에 대해 기본적 교육을 제공해 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고령화, 인구감소로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이제 농촌의 필수 인력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무단이탈 등 사회적 문제도 끊이지 않는 만큼 이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시스템과 현장 맞춤형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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