샅바 맨 주한미군 장병들, 씨름의 매력에 빠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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샅바 맨 주한미군 장병들, 씨름의 매력에 빠졌어요~
줌인 12월 2일 주한미군 장사씨름대회 앞두고 연일 연습에 구슬땀 흘려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3.11.11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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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오병욱 기자

오는 12월에 열릴 경북씨름대축전의 ‘주한미군 장사씨름대회’를 앞두고 있는 경북지역 주한미군을 대상으로 지난 9월부터 씨름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한국의 전통 스포츠인 씨름의 재미에 푹 빠진 그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한국 씨름선수들과 맹연습 중인 주한미군 장병들

지난주 기자가 찾은 경북 구미시청 씨름단 연습장에는 아침부터 주한미군 장병 50여명이 모래판 위에서 샅바를 매고 있었다. 샅바 매는 법이 익숙치 않아 구미시청 씨름단 선수들이 한명씩 붙잡고 도와주는 모습도 보였다. 가벼운 몸풀기 후 구미시청 감독과 씨름단 선수들은 왼배지기 등 씨름 기술 설명과 함께 시범을 보였고 미군 장병들은 환호와 함께 큰 박수를 보냈다. 
12월 2일 초·중·고 교육 프로그램 참가자와 주한미군, 구미 씨름선수단이 출전해 체급별 토너먼트를 벌이는 ‘경북씨름대축전’이 구미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특히 경북씨름대축전에서 펼쳐질 ‘주한미군 장사씨름대회’를 앞두고 칠곡군 주한미군 기지 캠프캐롤에서 미군을 대상으로 ‘으랏차차! 씨름교실’이 진행 중이다. 그동안 부대에서 교육을 받은 것과 달리 이날은 처음으로 모래판 위에서 구미시청 씨름단 선수들과 함께 합동훈련을 실시하게 되었다. 미군 장병들은 선수들과 함께 1대 1 겨루기 연습을 하며 그동안 배운 씨름 기술을 선보였다. 씨름을 배운 지 두 달 정도밖에 안됐지만 프로선수 못지않은 열정과 승부욕을 불태우며 씨름에 진심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캠프캐롤 제19원정지원사령부 제이번 스턴스 소령은 “씨름을 통해 미군과 그 가족들은 전 세계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역동적인 문화를 체험하고 있다”며 기뻐했다. 
 

씨름 교육 강사진이 지도하고 있는 모습 | 1대 1 겨루기 훈련을 하고 있다 | 주한미군 장사씨름대회에 출전할 미군 장병들

“직접 몸을 맞대고 운동하니 장병들 더욱 돈독해져”

주한미군 장병들이 씨름을 배우게 된 것은 문화재청 공모사업인 국가 무형유산 전승공동체 활성화 지원사업을 통해서다. 이번 공모사업에 모래판의 황태자로 불린 전 씨름선수 이태현 (사)인류무형문화유산 씨름진흥원 이사장을 비롯해 경북도, 구미시, 구미시체육회 등이 70주년을 맞이한 한미동맹에 의미를 더하고 씨름의 저변 확대 및 세계화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미군 장병들에게 씨름을 지도한 정창진(43) 구미시청 씨름단 감독은 “오늘 처음으로 모래판 위에서 훈련했는데 여기서는 온전히 자신의 힘을 다 쓸 수 있기 때문에 미 장병들이 훨씬 더 재미있어 했다. 처음엔 이론부터 배우니까 지루해하기도 했는데 경기를 하고 씨름 기술을 직접 몸으로 익히면서 장병들이 씨름에 흥미를 가질 뿐 아니라 서로 간에 돈독해지는 것 같다. 이 중 몇명은 유튜브를 찾아보며 씨름 기술을 미리 익혀와 다른 장병들을 가르쳐 줄 정도로 열정이 넘친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부분 씨름을 배우는데 있어 소통의 문제가 제일 큰 걸림돌이었다. 정 감독은 “씨름 고유의 언어를 이해하도록 설명하는 것이 제일 어렵다. 통역을 하는 카투사 장병도 씨름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을 때가 많았는데 지금은 몇 가지 기술용어도 이해하고 ‘샅바’라고 하면 다 알아듣는다. 이러한 교육을 통해 씨름을 알릴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며 미소를 지었다.

씨름이 전 세계로 널리 알려지게 되길 희망

이날 씨름 연습장에 방문한 김장호(54) 구미시장은 미군 장병들을 격려하며 “최근 해외에서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여러분들이 주위에 씨름을 많이 홍보해서 세계로 널리 알리길 바란다”고 전했다. 주한미군 장병들과 씨름단 선수들은 합동 씨름훈련을 마친 후 체력훈련을 위해 금오산 산행에 나서는 등 알찬 시간을 보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씨름을 향한 관심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예능 프로그램과 유튜브 채널 등의 효과로 젊은층에게 인기를 끌면서 대회마다 경기장을 찾는 팬들도 많아진 추세다. 정 감독은 “요즘 이러한 추세는 씨름을 알리는 데 있어 긍정적으로 본다. 선수들 또한 힘을 얻어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김영수(41) (사)인류무형문화유산씨름진흥원 사무국장은 “씨름은 2018년 남북한 공동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전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이번 행사가 한국 씨름을 알리는 동시에 한미동맹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며 “앞으로 씨름의 세계화를 위해 외국인들에게 씨름을 접할 수 있는 교육이 더욱 확대되길 바라고 지자체 및 기업, 국민들의 더 많은 관심과 성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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