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 배우와 함께 영화의 명장면 재연해
부산은 역사의 도시이자 영화 촬영의 성지다. 영도구에 자리한 ‘흰여울문화마을’은 영화 ‘변호인’의 촬영지로 유명하다. 부산 중구에 있는 국제시장은 영화 ‘국제시장’에서 6.25전쟁 당시 피란민들의 생생한 삶을 보여줬다. 이 외에도 ‘도둑들’, ‘헤어질 결심’ 등 최근에도 다수의 영화들이 부산에서 촬영되고 있다. 최근 부산의 역사적 명소와 영화·드라마 촬영지에서 영화 속 주인공이 되어보는 참여형 시티투어가 화제다. 바로 ‘영화·드라마 로케이션 투어’다. 이 투어는 해운대구 영화의전당과 중구 용두산공원 등 역사적 명소와 영화·드라마 현지촬영에 활용되었던 장소들을 도보로 여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김태호 진행감독은 “영화 촬영 명소들을 여행하는 동안 관람객들은 자연스럽게 공연의 한 부분이 된다. 전문 배우들과 함께 공연을 즐기는 이색적인 참여형 여행이기 때문에 만족도가 매우 높다”라고 설명했다. 이 프로그램의 참가비는 5천원이지만 관람 후 동일 금액의 온누리상품권을 지급받아 사용할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이 있다.
부산의 역사와 영화 활용해 여행 코스 구성
영화·드라마 로케이션 투어는 전문 가이드가 코스를 인도하며, 무심코 지날 수 있는 거리와 장소들을 영화의 한 장면이나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소개한다. 배우들은 명소를 배경 삼아 역사와 영화의 한 장면을 재연하며 관람객들을 당시의 상황 속으로 끌어당긴다. 투어는 부산 중구 원도심을 무대로 한 ‘중구 코스’와 ‘해운대 코스’로 구성됐다. ‘중구 코스’는 부산의 역사적인 공간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다. 백산 안희제 기념관, 6.25전쟁 시 임시수도였던 부산으로 피난 온 예술인들의 안방이었던 ‘밀다원’, ‘자갈치 시장’ 등을 둘러본다. 해운대 코스는 영화의 전당, APEC나루공원, 센텀시티 내 영화후반작업시설 등에서 영화 ‘해운대’, ‘내부자들’, ‘범죄와의 전쟁’ 등 부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의 장면들 속으로 들어간다. 이 모든 코스를 완료한 후 참가자들은 자신들의 모습이 담긴 한 편의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이날 중구 코스 투어에 참여한 신단비(29)씨는 “그동안 몰랐던 부산의 역사와 옛 풍경을 볼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코스마다 선보이는 연극의 퀄리티가 너무 좋아서 극장에 있는 느낌이었다. 배우들이 준비한 대사나 상황에서 참가자가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준비된 부분이 느껴져 좋았다”고 말했다.
부산/ 김지원 기자 busan@igoodnew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