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항, 늘리는 것만이 능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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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공항, 늘리는 것만이 능사인가?
기획 비용 대비 효과 저조한 지방공항 살리기 위한 대책 마련 시급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3.10.07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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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북 새만금 국제공항에 대한 정부의 예산 삭감으로 신공항 건설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이를 계기로 기존 공항도 매년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전국에 우후죽순 추진되는 신공항 사업이 다시 도마에 오르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출처/ KBC광주방송 캡처

15곳 중 10곳 지방공항, 만성 적자 상태 지속 

대한민국의 대표 관문이자 글로벌 허브공항인 인천국제공항은 올해 전 세계 공항 중 최초로 2년 연속 국제공항협의회(ACI) 주관의 고객 서비스경험인증 5단계(최고등급)를 획득했다. 인천공항은 2019년까지만 해도 매년 1조원 안팎의 순이익을 올릴 정도로 안정적인 성장을 해왔고, 코로나19 팬데믹 종식 이후 급격한 항공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여객들의 공항이용 만족도는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지방의 다른 공항들은 인천공항과 사정이 다르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 중인 공항 15곳 중에서 10곳은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가장 적자가 큰 곳이 무안공항과 양양공항이다. 2007년 문을 연 무안공항은 활주로 이용률이 0.1%로 국내에서 가장 낮을 뿐만 아니라 최근 10년간 손실액은 1300억원이 넘는다. 게다가 차로 불과 30분 거리에 광주공항이 있다. 양양공항(2002년 개항)은 2009년 승객이 한명도 없어 영국 BBC로부터 ‘유령공항’이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2019년 양양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플라이강원이 첫 운항을 시작하면서 이용객이 늘어났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국제선 사업이 위축됐고 플라이강원이 400억원대의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법원에 기업회생 신청을 하면서 5월부터 국제선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이렇게 지방공항이 적자로 허덕이는 것은 항공 수요 감소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일부 지방공항들은 적자를 거듭하다 문을 닫거나 용도가 아예 바뀌었다. 예천공항은 이용객이 없어 2015년에 문을 닫았고 울진공항은 비행훈련원으로 용도를 변경하기도 했다. 


최근 활기 되찾은 청주국제공항을 보니

(상)청주국제공항 전경 사진제공/ 충북도청
(하)적자 누적되는 지역 공항

이러한 가운데 최근 청주국제공항이 코로나19 팬데믹 종식 이후 활기를 되찾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와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청주공항은 충청권과 세종시, 수도권 남부지역 이용자들의 접근성이 좋아 여객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얼마 전 기자는 청주공항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충북도청 공항지원팀을 찾았다. 청주공항은 1997년 개항 첫해 이용객수가 37만여명에 불과했지만 지차체와 청주공항공사 등이 활성화에 힘을 모으면서 국제노선을 확대했다. 이에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이용객이 300만명을 넘어섰고 올해 또다시 최다 기록 경신을 예상하고 있다. 
공항지원팀 김영미(52) 팀장은 “현재 5개국 8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9개국 18개 노선 운항을 계획하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는 주로 중국 노선이 많았는데 거점항공사인 에어로케이 취항으로 대만, 베트남, 일본 등 국제노선이 다양화되었다”고 전했다. 또한 민군 겸용 공항인 청주공항은 공군과 협의를 거쳐 오는 10월 29일부터 여객기에 배정된 시간당 이착륙 가능 횟수인 슬롯을 주말과 주중 각 1회씩 늘리기로 해 국제선 운항 편수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팀장은 “노선 다양화 외에도 수속절차가 1시간 이내로 끝나 편리하다”고 말했다. 
관광상품 개발·국제노선 확대로 관광객 유치해야

청주공항은 접근성이 뛰어나 여객수요가 많지만 대부분 지방공항이 위치한 지역의 인구는 한정적이기 때문에 외국인 관광객 유치가 중요하다. 이에 각 지자체 및 관광업계에서는 지역과 연계한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국제노선을 확대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을 늘리고자 진력하고 있다. 
한편 내년 4월 총선이 다가오면서 전국 지자체 및 지역 정치인들이 신공항 건설 추진에 매달리고 있다. 공항이 들어서면 관련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가 살아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공항은 건설하는 데 많은 비용이 투입될뿐 아니라 완공 후 운영이 원활하지 않으면 혈세를 낭비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현재 추진 중인 신공항은 가덕도 신공항, 제주 제2공항,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등 총 8곳이다. 그동안 정치권의 논리에 휘둘려 전국 곳곳에 세워진 지방공항 대부분 적자 신세를 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신공항 건설을 계속 추진하는 것은 지역 표심을 겨냥한 선심성 공약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전문가들은 정치 논리로 공항이 건설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검증과 타당성 검토를 통해 정책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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