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조각가의 손을 거치면 모래=예술로 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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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조각가의 손을 거치면 모래=예술로 승화
줌인 시대를 반영하는 삶과 정서를 모래로 표현하는 국내 3대 모래조각가 김길만 작가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3.09.16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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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군 진하해수욕장에서 ‘걸리버’를 조각하고 있는 김길만 작가

시대를 반영하는 삶과 정서를 모래로 표현하는 국내 3대 모래조각가 김길만 작가. 그는 33년간 맨손과 나무젓가락으로 모래 예술작품을 만들어 보는 이들에게 감동과 설레임을 주고 있다. 

국내 모래작가 3명 중 가장 오랜 경력 보유 

금세기에 들어 지구는 이상기온으로 인한 폭염과 가뭄, 폭우 등으로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 9~10일 인도 뉴델리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윤석열 대통령도 기후위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연대를 촉구한 바 있다. 각 분야 전문가들 역시 기후위기를 두고 책임과 역할에 대한 고민이 깊다. 모래조각가 김길만(64) 작가도 예외는 아니다. 시대를 반영하는 삶과 정서를 모래로 조각해,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주는 김 작가는 최근 경남 양산 디자인공원에 ‘눈물의 아프리카’를 선보였다. 그는 “기후변화로 인해 물과 녹지가 사라진 아프리카에 온갖 가시나무가 생겨날 것이라는 상상력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지난여름 계속되는 폭우로 작품이 두 번이나 허물어져 완성하기까지 두 달이나 걸렸다”고 말했다. 
국내 모래작가 3명 중 가장 오랜 경력을 보유하고 있는 김길만 작가의 작업도구는 나무젓가락이다. 그는 “맨손으로 조각을 하다가 섬세한 표현을 위해 누군가 핫도그를 먹고 버린 나무젓가락의 끝을 납작하게 깎아 사용하기 시작했다. 지난 7월, 해운대모래축제에서 14개의 조각칼을 사용하던 싱가포르 작가가 젓가락 하나 들고 작업하는 나를 황당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나무젓가락으로 조각하는 사람은 전 세계에서 내가 유일할 것이다”라며 웃었다.
 

작품명 ‘눈물의 아프리카’ 작품명 ‘나무가 주는 행복’ | 모래조각가 김길만 작가
 

독학으로 공부…나무젓가락으로 조각해 모두 놀라

넉넉지 못한 가정형편으로 미술을 포기했던 김길만 작가는 28세에 우연히 모래로 인어를 만들다가 자신의 재능을 발견했다. 그는 “주말만 되면 해운대로 갔다. 독학을 하는 동안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우리나라에 모래조각이 생소한 터라 나의 습작들이 초·중·고 교과서에 실리며 주목을 받았다. 이후 국제대회에도 수차례 초청되었다”고 전했다. 현재 그의 작품은 양산의 디자인공원과 워터파크, 양산역 환승센터에 전시되어 있다. 우천시 작품관리에 대해 김 작가는 “비닐로 덮으면 오히려 비바람에 펄럭이는 비닐에 작품이 망가진다. 그래서 작품의 수명연장을 위해 목공용 풀과 물을 혼합해 분무기로 뿌려 코팅을 하는데 비가 그치고 수분이 제거되면 그대로 유지된다”고 답했다.
현재 김길만 작가는 지역사회에서 재능기부 활동과 청소년 계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후계자를 만들고 싶으나 명예도 없고 수입도 적은 모래조각에 전념하려는 사람이 없다. 전문가들은 “재능있는 예술가를 양성하려면 기업이 나서야 한다. 지자체와 교육기관의 지원만으론 부족하다. 요즘 확산되는 ESG경영 차원에서 대기업의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송미아 차장대우 miasong@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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