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부부의 눈에 비쳐진 1970년대 부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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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부부의 눈에 비쳐진 1970년대 부산은?
Goodnews BUSAN 979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3.09.09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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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부산박물관

1969년 美 평화봉사단원으로 부산에서 생활

지난 8월부터 이달 초까지 부산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한 테마전이 열려 큰 화제를 모았다. 한 미국인 부부가 1970년대 부산에 7년간 거주하며 촬영한 사진들을 전시한 「1970년 부산, 평범한 일상 특별한 시선」이 바로 그것이다. 
게리 민티어(Gary E. Mintier)와 메리 앤 민티어(Marry Ann Mintier) 부부는 1969년 평화봉사단원으로 부산에 파견되어 동아대학교와 부산여자대학(현 신라대학교)에서 영어 강의 봉사 활동을 펼쳤다. 이 부부는 낯선 땅에 적응하기 위해 시간이 날 때마다 도시 곳곳을 누비며 부산의 풍경과 시민들의 일상을 사진기에 담았다. 사진을 통해 이들은 한국을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었고, 당시 찍은 1366점의 필름을 지금까지 간직하다 박물관에 기증하면서 이번 전시가 이뤄졌다.
이번 기획전이 관람객들에게 큰 감동을 전달하며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민티어 부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 부산박물관 이성훈(47) 학예연구사의 역할이 컸다. 그는 기증된 필름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민디어 부부의 이야기를 자세히 알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10페이지 분량의 질문지를 보냈다. 10일 후 부부는 몇 배 분량의 답변지를 보내왔고, 기획전에 그들의 스토리를 충분히 담아냈다.  
 

50년 전 감정 고스란히 담긴 사진과 유물

테마전 개막일에 이성훈 학예연구사는 부산을 방문한 민티어 부부를 차에 태우고 그들이 주로 머물렀던 부산 서구와 중구 일대를 다녔다. 가는 곳마다 발전한 부산의 모습에 놀랐다고 한다. 이성훈 학예연구사는 “민티어 부부가 ‘이런 한국의 눈부신 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 정말 기쁘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보며, 우리가 당연히 누리고 있는 지금의 일상이 실은 수많은 앞선 이들의 희생과 노력의 결실임을 깊이 느꼈다”며 “그 감사함을 기획전에 담아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민티어 부부가 부산에서 머물 2층 주택집에 도착한 날 밤, 산 전체가 불빛으로 뒤덮인 광경을 보고 황홀한 설렘을 느꼈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그곳을 보았을 때 피란민들의 작은 판잣집들에서 새어나온 불빛이었다는 것을 보며 전쟁의 참상에 대한 먹먹함을 느꼈다고 했다. 이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사진들을 본 관람객들은 위로와 치유를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대연동에서 온 김성훈(64)씨는 “이웃과 함께 행복하게 살던 시절을 보며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지은(33)씨는 “제가 알고 있는 부산 곳곳의 모습이 70년 대에는 어땠는지를 발견하면서 흥미로운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부산/ 박재은 기자 busan@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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