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 맞아 이제 일하는 80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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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맞아 이제 일하는 80대가 온다 
기획 전문직, 생업 종사 또는 각종 서비스직에서 활약하는 80대 시니어 증가 추세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3.09.0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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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포항대학교 김송고 교수 | 태창미싱 곽병문 대표 (우) 노인일자리사업으로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시니어들 | 출처/ JTBC Voyage 캡처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점점 수명이 길어지면서 일하는 노년층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일할 수 있는 체력이나 정신력 등이 과거와 달라지면서 일터를 지키는 80대들이 증가하고 있어 주목된다.

고령 노동자, 옥토제너리언 늘어날 전망

2015년 개봉한 영화 ‘인턴’에서 40년간 직장생활을 해온 벤(로버트 드니로)은 은퇴 후 의류 스타트업에 시니어 인턴으로 재취업하며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예전에는 은퇴하면 노년에 쉬면서 편안한 삶을 즐기려고 하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최근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달라진 현상이 나타난다. 영화처럼 은퇴 후에도 경험과 지혜를 활용해 다시 일자리로 복귀하는 노년층이 많아지고 있다. 그중 8을 의미하는 octo를 붙여 ‘옥토제너리언(octogenarian, 80대)’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은퇴를 거부하고 일하는 80대의 증가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주로 경제적 빈곤을 해결하기 위한 경우가 많지만 일을 통한 보람과 행복을 추구하겠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하는 옥토제너리언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인구는 약 80억명이며, 그중 80대는 2% 수준인 약 1억6000만명이다. 하지만 30년 후인 2053년에는 80대가 세계 인구의 5.1%를 차지하며, 5억명에 도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이러한 통계를 분석해 볼 때 앞으로 일하는 80대들이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시니어 바리스타가 카페에서 커피를 추출하고 있다 출처/ 대구시공식블로그 | 우리나라 연도별 80대 고용율

경제·문화·예술 등 각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

80대 이상의 나이에도 사회 각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유명인사들이 많다. 가장 유명한 옥토제너리언이 바로 81세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다. 기업계는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92)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KBS 대표 음악 프로그램인 ‘가요무대’ 진행을 맡고 있는 김동건(84) 아나운서, 데뷔 5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연극 무대에서 맹활약 중인 이순재(88), 신구(87) 원로 배우 등이 나이를 의식하지 않고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언론에 노출되어 이미 많이 알려진 유명인사도 있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는 80대의 고령자를 찾아볼 수 있다. 65년째 대구 대신동 미싱골목을 지키고 있는 태창미싱 곽병문(84, 사진) 대표는 대구 섬유산업의 흥망성쇠와 함께해 온 미싱의 산증인이다. 그는 “미싱산업이 예전만 못하지만 아직도 미싱이 필요로 하는 곳이 많기 때문에 미싱기계를 판매·수리하는 일을 그만둘 수가 없다. 나이가 들면서 사실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하지만 계속 움직이니까 운동도 되고 치매도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포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송고(81, 사진) 교수는 정년퇴직 후 80세가 되어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김 교수는 “나이가 많이 먹었다고 해서 쉬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도전은 끝이 없기 때문에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하는 것이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일을 통해 노년의 삶에 만족감과 활력 부여

수명 연장과 일하는 80세 이상이 증가함에 따라 정년 연장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전에는 노인은 사회적 지원대상이라는 인식이 강했다면 지금은 경제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능력이 되는 노년층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 사회참여를 원하는 이들이 많다. 
일본의 경우 법정 정년은 65세지만 근로자가 원하면 70세까지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일부 기업에서는 노인 인력을 적극 채용하기 위해 60세 이상의 고령층 근로자만 채용한다는 공고를 냈기도 했다. 우리나라 80대 근로자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1982년의 80대 고용률은 2.2%였지만 지난해에는 18.7%로 40년 사이에 8배 이상이 뛰었다. 
80대들이 일하는 것은 기대수명이 점점 늘어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스스로에 대한 만족감과 건강 유지, 활력있는 삶 등의 다양한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근호(88) 박사는 “많은 노인이 은퇴 후 외롭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신의 주관과 정체성을 가지고 만족할만한 일을 찾아서 즐기는 것이 우울증을 빨리 극복하는 법”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옥토제너리언이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추세가 되고 있다며 80대 이상의 노년층에게 ▲삶의 활력 제공 ▲사회적 관계망 확대 ▲경제적 도움 때문에  국가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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