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가는 시간, 슈가 프리전(展)
기술의 발전으로 현대인은 물질적으로 매우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점차 커지는 욕망에 따른 충격적인 범죄들이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현상에 대한 고민을 담아낸 기획전이 부산 해운대에서 열리고 있어 화제다.
2012년 개관한 갤러리 아트숲은 100번째 전시를 맞아 기획전 ‘슈가 프리: 파인드 유어셀프’를 개최했다. 오랫동안 갤러리 아트숲과 함께했던 22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8월 8일부터 30일까지 변화하는 자극과 넘쳐나는 매체 속에서 참된 자아를 찾으려는 노력을 예술에 담아냈다.
전시 관계자는 “이번 기획전은 전시 부제목 ‘너 자신을 찾으라’는 질문에 대한 작가들의 고민과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우리 사회는 점점 커지는 욕망에 따른 어두운 영향들이 계속 퍼지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우리가 먼저 참된 자아를 찾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설탕이 들어있지 않은(슈가프리) 그들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22명의 작가 중 지미례(27) 작가를 만나 이번 작품에 담고자 한 메시지가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지미례 작가, 인간 본연의 맛에 집중
지미례 작가의 작품은 결핍을 시각화해 사람들에게 자신의 감정과 내면을 들여다보는 기회를 제공하며 위로를 건넨다. 그의 작품에는 이색적인 생명체의 시선을 통해 궁핍을 담아낸다. 그는 “부드럽고 포근한 달팽이의 알약 같은 눈들과 시선을 맞출 때 누군가의 결핍을 간접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 결국 자신에게 되돌아와 내면의 결핍을 마주할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된다”며 “결핍은 우리를 부족하게 만들지만 한 발자국 떨어져 바라보고 끊임없는 생각과 시선으로 생명력을 채워 나갈 때 그 자체로 부정의 의미를 잃어버리게 된다”고 소신 있게 말했다.
그의 작품을 관람한 강주애(27) 씨는 “요즘 세대는 욕구에 대한 갈증이 심하다는 것을 느낀다”며 “이제는 새로운 자극보다 나의 정체성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탕을 넣지 않은 본연의 맛에 힐링하고 간다”고 말했다. 지 작가는 “앞으로도 새로운 예술 활동에 도전하며 길을 개척해 나가고 싶다”며 “그림을 통해 사람들에게 카타르시스와 위로를 건네는 예술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 김지원 기자 busan@igoodnew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