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本 히로시마 원폭 투하(8.6) 지금도 상처 아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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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本 히로시마 원폭 투하(8.6) 지금도 상처 아물지 않았다
포커스 원폭피해자들 모두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국민적 위로와 관심이라고 답변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3.08.05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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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폭피해자협회 정원술 회장

78년 전 오늘(8월 6일)은 인류 역사상 최초로 핵폭탄이 일본 히로시마에 실전 투하된 날이다. 당시 수많은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있었지만 피폭으로 인한 고통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이에 평생 원폭피해자로 인고의 세월을 살아온 한국원폭피해자협회 정원술(80) 회장을 만나보았다. 

78년만에 한일 정상, 원폭 희생자 위령비 공동 참배 

1945년 8월 6일 아침 8시 15분. 평화롭던 일본 히로시마 상공에서 인류 역사상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미군의 폭격기 B-29에 실린 길이 3m, 무게 4톤의 핵폭탄 리틀보이가 상공 580m 지점에서 폭발, 반경 1.6㎞내에 있던 모든 것을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했다. 당시의 상황에 대해 생존자들은 ‘거리에는 죽은 사람들과 피부가 셔츠처럼 늘어진, 살아있는 사람이라 볼 수 없는 생명체가 돌아다니고 있었다’고 표현할 정도로 끔찍한 광경이 펼쳐졌다. 
당시 히로시마에는 강제동원 노동자를 포함한 한국인 14만여명이 거주하고 있었다. 그날의 폭발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약 5만명이며 이 가운데 3만여명은 사망했다. 현재 한국인 생존자 중 약 5천명은 일본에, 약 1만5천명은 한국으로 귀국해 주로 경남 합천에 거주하고 있다. 특히 고국으로 돌아온 원폭 피해자들은 피해자협회를 만들어 일본 정부에 치료와 보상을 요구했으며 히로시마에 거주하는 우리 국민들은 1999년에 위령비를 건립했다. 그러나 이들의 존재와 피해상은 우리 국민들의 기억 속에서 점점 잊히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지난 5월 G7 정상회의 참관국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역대 대한민국 대통령 중 최초로 히로시마 평화공원 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참배(5.21)하면서 이들의 피해상이 최근 다시 한 번 회자되고 있다. 얼마 전 기자가 합천 원폭피해자복지회관에서 만난 한국원폭피해자협회 정원술 회장은 “윤 대통령이 위령비에 가서 참배한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더욱이 일본 기시다 총리와 함께 참배한다는 소식에 너무 감격해서 한국원폭피해자 14명이 일본 평화의 공원으로 단숨에 날아갔다”며 자신들의 아픔을 알아준 것만으로 한없이 기뻤다고 말했다. 
 

경남 합천군에 위치한 원폭피해자복지회관에 전시된 피해자들의 자료

강제징용과 가난, 피폭 등으로 설움의 세월 보내

정 회장은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당시의 상황에 대해 “히로시마에서 원자폭탄이 터졌을 때 나는 2세 된 어린 나이였다. 그러나 부친께서 ‘그날 원자폭탄의 열선과 폭염으로 온몸에 화상을 입은 사람들이 그 열기를 견디지 못해 오오가와(大川) 강물에 뛰어 들어 강물이 붉은 피로 물들었고, 그곳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차마 제대로 볼 수 없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리곤 하셨다”는 말을 전했다. 그는 특히 자신의 아버지가 강제동원 되어 가족이 모두 일본으로 갔다가 원자폭탄을 맞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을 때 가난과 동네 주민들의 차가운 시선이 견디기 힘들었다며 울먹였다. 그는 “우리가 어릴 때만 해도 합천에 나병환자들이 많았는데 병이 심한 분들이 피부를 무명으로 가리고 다녔다. 원폭 피해자들도 피부를 그렇게 감고 다니니 나병환자로 여겨 멸시하고 천대했다”고 말했다. 합천에서 만났던 또 다른 피해자는 “우리집은 폭발지점으로부터 3㎞ 이상에 위치해 가벼운 상처를 입은 정도였다. 그러나 핵이라는 것이 열과 바람, 방사선을 동반하므로 바람만 맞아도 문제가 된다. 피부질환이 가장 많고, 방사선이 조혈작용에 장애를 일으켜 혈액암에 많이 걸린다. 또한 트라우마로 인한 정신질환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사진/ EBSi 영상캡처

윤 대통령 위령비 참배를 계기로 국민적 관심 기대

한국인 원폭피해자의 경우 편견과 차별 속에서 사회적 돌봄이 없는 사각지대에 있었다. 그동안 보건사회연구원에서 원폭피해자 실태조사나 국가인권위원회 원폭 피해 2세 건강실태조사, 그리고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 등 법적·제도적 움직임은 있었다. 그러나 정작 원폭피해자들은 건강상담, 재한 원폭피해자 의료비지원, 원호수당 지급 모두 일본 정부에서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한국 정부가 원폭피해자를 위해 지원하는 것은 고작 지자체 생활지원금 5만원이 전부다. 
정 회장은 “지금 전국민이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방류 소식으로 벌벌 떨고 있는데 우리는 원자폭탄을 피폭당한 사람들이다. 현재 요양생활수당 국비지원요청과 한국원폭피해자협회 운영비 증액을 건의하고 있지만 가장 궁극적인 목표는 기념공원 건립 추진”이라며 강제징용으로 탄압받고 건강까지 잃은 우리 국민을 정부가 더 이상 외면하지 않길 바란다고 하소연했다. 끝으로 그는 “우리는 과거사 청산이나 사죄와 반성 등 거창한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다만 윤 대통령의 위령비 참배를 계기로 국민들이 원폭피해자들의 고통을 잊지 않고 오랫동안 기억해주길 바라는 마음 뿐”이라고 당부했다.
고정연 차장대우 jyko@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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