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했던 삶의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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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했던 삶의 원인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3.08.05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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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어린 나이에 방황을 많이 했다. 가난한 형편으로 인해 앞길이 보이지 않아 막막했다. 공부를 하지 않아 시험을 볼 때면 문제를 풀지 않고 사지선다에 가, 나, 다, 라만 돌려가며 답을 적기도 했다. 그래서 1분이면 시험을 다 마치고 나왔었다. ‘이렇게 사는 것은 아니다’라고 생각했지만 어찌할 수 없이 지내다 더이상은 안되겠다 싶어 부모님 모르게 고3 여름 무렵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음악을 하면 땅에 묻어버리겠다는 아버지 말씀에 두려움도 있었지만 이렇게 살면 어차피 끝이다라는 생각에 계속 피아노를 배웠다. 
공사 현장에서 일하면서 번 돈으로 학원을 다녔고 레슨비가 없으면 또 일을 하곤 했다. 피아노를 배우면서 음악이 점점 좋아지니까 힘든 일도 힘들게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즐거웠다. 음악이 나에게 큰 힘을 주면서 방황하는 마음을 잠재울 수 있었고 또한 새로운 꿈을 꾸게 한 것이다. 
음악을 하다 보면 그 안에서도 부담스러운 일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그런 부담을 넘으면서 음악가가 되어가는 것을 본다. 되돌아보면 가난이라는 형편 속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에 빠져 있었는데 부담을 넘으면서 싸우다 보니 방황하던 마음이 점점 사라져 갔다. 분명한 것은 ‘형편’이 나를 방황하게 한 것이 아니라 ‘꿈 없는 막연한 삶’이 방황케 했다는 사실이다.
박덕귀 단원/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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