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중심지 제주도 폐배터리 산업의 실상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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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의 중심지 제주도 폐배터리 산업의 실상과 전망
포커스 국내 폐배터리 자원순환의 시작점, 제주 전기차 배터리산업화센터 본격적 활동 시작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3.07.22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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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테크노파크 내 에너지융합센터 전경 |  배터리 팩 개발로 구현한 전동스쿠터

탄소중립이라는 세계적 흐름에 따라 전 세계 시장에 전기차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며 이차전지(폐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폐배터리의 가치를 알아본 제주도가 국내 최초로 ‘전기차배터리산업화센터’를 열어 배터리산업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국내 최초 전기차배터리산업화센터 개소

“오는 2040년에 폐기될 전기차가 4천만대를 넘어서면서 전기차용 배터리 소재의 재활용 시장 규모도 2040년 252조76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8일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열린 ‘제1회 배터리 리사이클링데이 2023’에서 SNE리서치의 김대기 부사장은 이같이 말했다. 특히 유럽연합을 필두로 배터리 제조 시 재활용 원료의 최소 의무 사용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폐배터리 재활용 분야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EU와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폐배터리 재활용에 많은 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국내 성일하이텍, 영풍 등 민간기업들도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으며 우리 정부도 폐배터리 재활용산업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중 전기차 보급률이 1위인 ‘전기차의 도시’ 제주도는 2019년 국내 최초로 전기차배터리산업화센터를 열어 전기차 폐배터리를 수거, 진단, 재자원화하고 있다. 이 센터는 제주테크노파크(JTP)가 2019년부터 운영 중인 국내 최초 ‘사용 후 전기차 전주기 체계’ 구축 센터다. 제주도가 이 사업을 시작한 계기는 2015년 2월에 발행된 美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의 보고서에 의해서다. 10년 이상 사용한 차량의 수명이 종료되어도 폐배터리는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한 NREL의 보고서 내용이 근거가 되었다. 
 

에너지융합센터 내부에 놓인 폐배터리 | 배터리 모듈 성능을 검사하고 있다

폐차한 전기차 배터리 성능 평가 등이 주 업무

제주테크노파크 에너지융합센터의 한 연구원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2015년부터 해당 사업을 기획했고 2017년부터 본격적인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 관련 사업을 수행해 왔으며 2019년 전기차배터리산업화센터가 개소되면서 다양한 배터리가 보관되어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2023년 6월 말 현재 18종 370여대의 배터리가 회수되었으며 2030년 기준으로는 2만1000대의 배터리가 회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본 센터의 역할에 대해 그는 회수부터 보관뿐만 아니라 폐차한 전기차에서 발생하는 배터리를 활용하여 다른 용도의 배터리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배터리의 성능을 평가하고 도내 기업이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기술 및 사업을 지원하는 등 배터리에 관련된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폐배터리의 자원 순환은 어떤 과정으로 이뤄질까? 먼저 차주가 도내 폐차장에 전기차 폐차를 요청하면 폐차장은 제주테크노파크에 배터리 반납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제주테크노파크가 반납신청서를 확인하면 전용 화물트럭을 통해 배터리를 센터로 회수하게 된다. 배터리를 회수하면 제주테크노파크 측에서 배터리 반납확인증을 발급한다. 대기환경보존법에 따라 2021년 1월 1일 이전에 등록된, 보조금을 지원받은 전기차는 폐차할 경우 반드시 지자체에 반납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따라서 배터리 반납확인증이 없으면 폐차가 불가능하다. 
회수된 배터리는 센터 내 적정 온도와 습도가 유지되는 적재실에 보관되며 이후 성능평가를 통해 등급이 나눠진다. 최종 잔존용량이 70% 이상 남은 배터리는 전기차 충전 ESS(에너지저장장치)로 활용되고, 잔존용량이 50~60% 이하로 남은 배터리는 리튬, 코발트 등 금속을 추출하는 민간기업에 매각되거나 실증 연구를 위해 출고된다. 
 

전기차 폐배터리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

전기차 폐배터리 관련 법규 마련 시급

2030년까지 제주도 내 배터리 회수 물량 전체인 2만1000여개가 회수되면 600MWh의 용량이다. 이는 제주 전체 전력의 하루 분량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다. 센터의 한 관계자는 검사실로 입고된 배터리 모듈은 검사 결과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되므로 앞으로 센터의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향후 폐배터리 시장이 개방되면 관련 산업의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안전성과 규모가 갖춰지기 전 시장이 개방되면 결국 대기업 위주로 산업구조가 형성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지자체 반납 의무가 사라진 이후 전기차 폐배터리 사용과 관련한 법적 규제가 없는 단계라며 폐배터리 처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부족한 상황이어서 법적 확립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주테크노파크 에너지융합센터 측은 재사용 배터리의 경우 새 배터리보다 화재 등 안전성 부분에서 더 철저한 검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법적 규정을 마련하는 부분에 많은 검토가 필요하다며 사용 후 배터리에 대한 명확한 안전기준이 발표된다면 해당 산업이 더 빠르게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정연 차장대우 jyko@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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