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독자·작가가 만나는 곳… 창비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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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독자·작가가 만나는 곳… 창비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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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3.07.22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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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숨은 명소, 책이 있는 복합문화공간

사람들에게 책으로 작은 휴식과 위로를 안기는 숨은 명소가 부산에 있다. 바로 부산역 근처에 자리한 ‘창비부산’이다. 이곳은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창작과 비평’이라는 잡지를 모태로 하는 ㈜창비 출판사가 만들었다. 이곳에 들어서면 책이 주는 신비로운 분위기가 느껴지면서 마음이 편안해진다. 김희수(28) 씨는 “이곳을 아직 모르는 사람이 많지만, 한번 온 사람은 꼭 다시 오게 될 정도로 숨겨진 부산의 명소”라고 설명했다. 이곳의 특별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건물 자체의 역할도 크다. 
창비부산이 위치한 건물은 구 백제병원으로, 등록문화제 제 647호로 지정되어 있다. 1927년 부산 최초의 근대식 개인종합병원이었던 이 건물은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다양한 장소로 사용되어 왔다. 병원 이후에는 부산 최대의 중국 음식점 ‘봉래각’이 되었고, 이후 일본군 장교의 숙소, 해방 이후엔 부산치안사령부와 중화민국 임시 대사관으로도 쓰였다. 그 후 신세계 예식장 간판을 달았던 이 건물은 1972년에 일어난 화재로 인해 5층은 철거되고 4층은 상가로 쓰여 왔다. 작년 2022년 4월부터 복합문화공간인 창비부산이 들어서면서, 책이 시민들과 이 역사적인 건물을 이어주게 되었다. 
 

역사적 건물 내 위치, 독특한 독서 분위기 연출

창비부산 이교성 대표(49)는 “계획한 것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이곳에 들어선 게 정말 신의 한수였다”며 “원형 그대로를 보존한 덕에 창비가 바라는 ‘책과 이야기가 머무는 공간’이 완벽히 만들어졌다”고 전했다. 그는 공간이 만들어진 배경에 대한 질문에 ‘독자가 답’이라고 설명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한 출판사를 살린 것은 바로 독자였습니다. 이곳이 세대와 세대를 이어줬으면 좋겠고 독자들이 마음껏 만지고 모양을 만드는 ‘그릇’이 되길 바랍니다.” 
이곳에서 만난 심여진(25)씨는 방문객으로 왔다가 지금은 근무를 하고 있는 직원이다. 그는 “창비가 설립된 후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독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계속해서 일어설 수 있었다”며 “아픈 역사를 지닌 공간에서 끊임없이 이야기를 공유하고 향유할 수 있는 점이 창비부산의 매력”이라고 전했다. 싱가포르에서 온 김나나(39)씨는 “이곳에서 독서를 하면 독서가 ‘멋있는 행위’라고 느껴진다”며 “역사, 독자, 작가가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라 좋다”고 말했다. 
부산/ 박재은 기자 busan@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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