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나무, 이제 나무의사에게 맡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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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나무, 이제 나무의사에게 맡겨주세요~
줌인 수목의 상태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나무의사’ 제도 알아보니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3.07.15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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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사 역량 강화를 위해 교육 중인 모습 사진제공/ 고양나무의사협의회

우리가 생활하는 주거지역 내 수목이 인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수목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나무가 아프거나 병들 때 건강상태를 진단·처방하고 병해충 등의 예방까지 책임지는 나무의사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는 추세다.

전문 자격 갖춘 나무의사의 필요성 대두

황사나 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대기오염 피해가 심각해지면서 쾌적한 주거환경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래서 나무가 무성한 공원, 호수 등 친환경적인 주변 조건을 갖춘 ‘숲세권(숲+역세권)’이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주거공간과 인접한 녹지공간은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그런데 아파트나 공원의 나무 또는 길을 걷다 보이는 가로수가 병들거나 죽어간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람이나 동물이 아프면 병원에서 의사에게 치료를 받는 것처럼 나무가 아프면 나무의사나 나무병원을 찾아야 한다. 
지난 6월 29일부터 나무의사 제도가 새롭게 정비되어 시행 중이다. 나무가 병들거나 아픈 경우 반드시 나무의사의 진단을 받아야만 치료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산림청은 2011년 산림보호법 개정으로 생활권 녹지에서 발생하는 수목 피해를 나무병원에서 전문적으로 진단·치료하도록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단지나 공원 등의 수목 병해충 방제를 위해 부적합한 농약을 오·남용하는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 2015년 산림청이 실시한 생활권 수목 병해충 관리 실태조사에 따르면 비전문가의 수목 방제가 90% 이상이었고 나아가 살포된 농약 중 69%는 부적절하게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문 자격을 갖춘 나무의사가 수목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에 나서야 하는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다. 
 

소나무 전지 교육을 하고 있다 | 협의회 설립 후 첫 모임을 가진 고양시 나무의사들

최근 나무의사 제도 본격 시행, 유망 직업으로 주목

지난주 기자는 나무의사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전국 최초로 지역 내 나무의사들이 모여 설립한 고양나무의사협의회 조영호(52,사진) 부회장을 만났다. 그는 “기존에는 식물보호기사나 수목보호기술자 등이 나무병원을 운영하며 수목을 관리하는 것이 인정됐다. 하지만 이제 법 시행에 따라 국가전문자격증을 취득해 나무병원에 등록된 나무의사와 수목치료기술자만 수목진료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나무의사 자격증을 취득하려면 수목진료 관련분야 전공자이거나 수목치료기술자 중 경력자, 산림‧조경분야 자격 소지자 등 일정 요건을 갖춰야 시험응시 조건이 부여된다. 그 다음 약 150시간의 나무의사 양성교육을 이수한 후 1·2차 자격시험에 통과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합격한 나무의사는 나무병원에 취업하거나 개원을 해야 농작물을 제외한 모든 수목진료를 담당할 수 있다. 
조영호 부회장은 “예전부터 식물이나 수목분야에 관심이 많아 나무의사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었다. 나무의사 자격시험을 보는 이들 중 기존 수목보호기사 등 관련 종사자도 있지만 다른 직종에 있다가 새롭게 도전하는 이들도 많다. 20~30대 젊은층부터 60~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나무의사 자격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과 일본 등에는 이미 나무의사 제도와 유사한 수목의(樹木醫) 제도를 수년 전부터 운영해왔으며 해마다 수천명의 나무의사를 배출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수목진료 제도 개선 및 교육 확대 추진 예정  

고양나무의사협의회 조영호 부회장

한편 나무는 병해충뿐 아니라 식재 환경 문제 등 외부 요인에 따른 비생물적 피해도 많이 나타난다. 조영호 부회장은 “나무의사는 수목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현장을 방문해 피해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치료를 한다. 나무가 심하게 썩었을 경우에는 사람처럼 외과수술이 필요하다. 썩은 곳을 긁어내 치료하고 영양제인 수간주사를 놓아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단순히 나무 상태만 진단하는 것이 아니라 나무가 식재된 환경과 토양 상태, 병해충이 오기까지의 과정도 조사하는 것이 나무의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조영호 부회장은 앞으로 협의회를 통해 나무의사의 역량강화에 초점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5월 고양 호수공원에서 병해충 방제를 위한 생태적 접근과 진단처방전 작성요령 등을 실습해보는 교육을 가져 호응을 얻었다. 아직은 자격증을 취득한 나무의사들 중 경험이 부족한 이들도 있기 때문에 전문성과 역량을 높이기 위해 실무형 교육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 주변에 식재된 나무들이 사람에게 주는 영향은 매우 크다. 기후변화와 무분별한 농약 오남용, 잘못된 상식 등으로 수목피해가 심각해지고 있는 만큼 이를 바로잡는 나무의사들의 활약이 앞으로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된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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