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6.29... 서해바다의 여섯 용사를 떠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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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6.29... 서해바다의 여섯 용사를 떠올리다
줌인 제2연평해전 승전 21주년에 들어본 故한상국 상사 아내 김한나씨의 마음속 이야기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3.07.0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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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대통령실 인근 전쟁기념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김한나씨 사진/ 오병욱 기자

지난 6월 29일은 관객수 600만을 돌파한 2015년 개봉작 『연평해전』으로 더 알려진 ‘제2연평해전(2002.6.29)’ 승전 21주년을 맞은 날이었다. 대한민국이 영원히 기억해야 할 연평해전에서 전사한 여섯 용사. 이들 중 조타장으로 임무를 수행하다 순국한 故한상국 상사의 아내 김한나(49)씨를 만나 21주년을 맞은 소감을 들어보았다. 

제2연평해전이 지난 6월 29일로 21주년이 되었습니다. 이번 기념일을 맞은 소감은 어떠신지요?

20주년이 아닌 21주년이라 조용하게 기념식이 치러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당일 평택시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승전 21주년 기념행사’에 양당 대표님께서 참석하셔서 제2연평해전 전승비를 참배하며 헌화·분향했다. 그밖에 국방부장관님과 여야 국회의원 등 많은 분들이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참석해 큰 행사를 치러주셔서 감사했다. 

2002년 6월 29일, 28세의 젊은 나이에 남편을 보내고 20여년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셨습니까?

사실 그동안 제2연평해전을 기념하기 위한 단체를 만드는 일이 여러 가지 사정으로 어려웠다. 그러다 20년이 지난 최근에야 (사)연평해전승전기념회가 설립됐다. 다른 유가족들도 제가 하는 활동을 늘 응원하고 지지하고 계시지만 대부분 연로하거나 지방에 계시다보니 크고 작은 장벽을 만날 때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한계를 느낀 적도 많았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갖고 있던 신앙의 힘에 작게나마 의지하며 외로운 싸움을 하나씩 해 나갔다. ▲서해교전을 제2연평해전으로 명칭을 변경한 일 ▲고속정 357호를 전쟁기념관으로 이전한 일 ▲故한상국 중사를 상사로 추서(追敍) 진급시킨 일 ▲연평해전 참전용사 전원이 국가유공자로 인정받는 일까지. 지금 돌아보니 인생을 다 걸었던 것 같다. 
 

전쟁기념관에 전시된 참수리호 고속정 357호 내부(좌)
2015년 개봉됐던 영화 『연평해전』 포스터(우)

최근 대통령실 인근 전쟁기념관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이유인지요?

지난 5월 10일부터 시작했다. 남편의 계급은 순국 당시 중사였으나 2015년 상사로 추서 진급했다. 하지만 남편의 국방부 연금을 수령하고 있는 시아버지께서 중사 계급의 연금을 지급받고 있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됐다. 
이후 2022년 1월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께서 계급 특진에 따라 연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군인사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1년 넘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리고 지난 5월 더불어민주당에서 ‘경찰과 소방공무원도 수혜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제동을 걸었다. 나도 같은 생각이다. 
최전방의 군인이나 국민을 돕고 희생하는 경찰과 소방공무원에 대한 공무원재해보상법이 같이 개정되길 바라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법 개정이 되더라도 제 경우는 소급 적용이 안 되기 때문에 혜택대상에서 제외된다. 하지만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관련법이 개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으면 10만원 정도 차인데 돈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나라를 위해 희생한 이들을 제대로 대우하고 있구나, 내 가족을 나라가 책임져 주겠구나’ 하는 메시지를 심어주지 않으면 어느 누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할 수 있겠나 하는 생각에서다. 

대한민국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제2연평해전 이후 전사자 보상 문제가 언론을 통해 와전되면서 많은 상처를 받았다. 그때 아무 연고가 없는 미국에가서 청소와 빨래 온갖 허드렛일을 하며 생활을 했는데 미국에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바로 군인에 대한 미국 정부의 예우였다. 매사추세츠州 우스터에 전쟁 전사자들을 기리는 유니온광장이 있는데 6.25전쟁 기념비도 세워져있는 곳이다. 그곳 관계자들께서 제2연평해전 전사자 6명의 이름을 기념벽돌에 새겨주어 정말 감사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2002년 월드컵에 큰 공을 세웠던 히딩크 감독에게는 1등급 훈장을, 국가대표선수들에게는 2등급 훈장을 주었지만 제2연평해전 전사자 6명에게는 3~4등급을 주었다. 월드컵의 공로를 낮추려는 것이 아니라 국가를 위해 돌아가신 용사들에게 보다 영예로운 대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며칠 전부터는 1인 시위 소식을 듣고 찾아온 시민들이 함께 1인 시위 릴레이를 해주고 있어 정말 큰 힘이 되고 있다. 하지만 하루 빨리 1인 시위를 그만둘 수 있도록 관련법이 개정되면 좋겠다.  

향후 계획과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그동안 혼자 했던 일이 많은데 이제는 함께 해주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면 더 큰 변화가 오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있다. 앞으로 제2연평해전 참전용사들을 추모하기 위해 기존에 했던 글짓기대회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해, 보다 적극적인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많은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리고 아울러 제2연평해전을 오랫동안 잊지 않고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 
고정연 차장대우 jyko@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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