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피해 튀르키예 “지금이 진짜 구호활동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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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피해 튀르키예 “지금이 진짜 구호활동 필요한 때”
기획 형제의 나라 튀르키예 이재민들의 생활 지원 위해 컨테이너 보급 필요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3.05.2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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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튀르키예 친선협회 이희수 사무총장

지난 2월 튀르키예에서 있었던 진도 7.8 규모의 대지진 사태 이후 4개월이 되어가는 현재까지도 붕괴된 도심과 건물의 잔해가 산재해 구호활동이 절실한 상황이다.

지진에 대한 두려움으로 지금도 탈출 러시

2023년 2월 6일 새벽 4시경, 튀르키예 남부 도시 가지안테프에서 33㎞ 떨어진 곳에서 진도 7.8 규모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어 2주 뒤인 2월 20일 튀르키예 하타이주에 규모 6.3의 지진이 다시 한 번 덮쳤다. 튀르키예 동남부 11개 주(남한 전체 면적과 유사한 크기)를 강타한 이번 지진으로 공식 집계된 사망자만 5만명 이상이며, 90만채에 가까운 건물이 붕괴됐다. 특히 집을 잃은 이재민은 200만명에 달하며 현재 800만명의 주민들이 지진에 대한 불안감으로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지 못하는 심리적 이재민 상태에 있다. 
최근 기자가 만난 한·튀르키예 친선협회 사무총장이자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명예교수를 역임하고 있는 이희수(69) 교수는 “진도 7.8의 지진이 어느 정도의 위력을 가졌는지 상상이 되지 않겠지만 히로시마 원자폭탄으로 비유하면 원자폭탄 30개의 충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살아남은 자들의 삶이 이어지지 못하고 끊어져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지진 지역 일대에서는 언제 다시 지진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탈출 러시가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고 전했다. 
 

코리안빌리지 건립을 위한 기부금 전달 후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한•튀르키예 친선협회

하타이州에 이재민 위한 컨테이너 360채 지원 

집을 잃은 이재민들은 현재 대부분 체육관이나 텐트촌 등 임시 거주지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텐트촌의 상당수가 산발적으로 형성된 비공식 텐트촌이기 때문에 화장실, 수도시설 등 기본 위생 시설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튀르키예 정부가 이재민들을 위한 영구주택을 짓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많은 이재민들을 위한 주택이 언제 지어질 지에 대한 기약이 없기 때문에 의식주가 가능한 시설을 갖춘 컨테이너 보급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지진 피해가 가장 심각한 하타이주를 중심으로 구호 활동을 하고 있는 한·튀르키예 친선협회는 하타이주에 360채 규모의 컨테이너 주택 건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략 200억원 규모의 사업을 국내 30여개 단체와 함께 힘을 모아 진행하고 있으며 하타이 주지사와 주택 건립 양해각서(MOU)를 맺어 수도와 전기, 화장실까지 갖춘 컨테이너가 현재까지 150채 완성됐다. 각 컨테이너 앞에는 지원 단체의 팻말이 붙어 있으며 하타이주는 이 일대를 ‘코리안빌리지(한국마을)’라 부르고 있다. 이 교수는 “지금이 진짜 지원이 필요할 때다. 1단계 구호활동이 끝난 지금은 보금자리 사업이 중요한 시기다. 그러나 처음 지진 때와 달리 뉴스에도 언급되지 않다보니 모금 분위기가 많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형제의 나라 튀르키예와 대한민국의 역사적 관계를 언급했다. 1950년 6.25전쟁 당시 미국과 영국 다음으로 많은 1만5000명의 튀르키예 군인들이 한국에 주둔하며 학교와 고아원을 세워 한국의 전쟁 고아 600명을 보살폈는데 경기도 수원 앙카라 고아원이 그곳이다. 튀르키예가 한국의 전쟁고아들을 돌보았듯 이제 한국이 지진지역의 고아들을 돌보기 위해 사립대학교와 네트워크를 형성해 학업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추진 중에 있다. 
 

컨테이너 주택 건립을 위해 튀르키예 현지에서 작업하고 있는 모습

살아남은 자를 위한 재난지원이 중요

이번 튀르키예 지진 때 앙카라 한국대사관, 이스탄불 총영사관 등 현지와 한국의 긴밀한 네트워크로 실시간 핫라인이 구축되어 정확한 정보를 전달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적재적소에서 구호활동을 할 수 있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 교수는 무엇보다 재난에 대한 인식이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죽은 시신을 수습하고 잔해에 갇힌 사람을 구조하는 순간만이 재난 지원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들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단계별 과정까지 지원하는 것이 재난에 대한 구호활동이라고 말하는 그는 “처음 지진 당시에는 물도 밥도 아닌 방한용 물품이 가장 필요했다. 긴급하게 블랙야크에서 방한복을 받아서 보내는 등 시기마다 필요한 지원이 다르다는 것을 파악하는 것도 구호활동의 중요한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튀르키예가 비록 대한민국과 지리적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문화와 민족성은 우리나라와 매우 유사하다. 따라서 국제무대에서 무조건 대한민국을 지지해 주는 8500만명의 튀르키예 국민들은 대한민국이 관심을 가져야 할 소중한 존재임에 틀림없다. 끝으로 이희수 교수는 “달라진 우리의 국격에 맞게 재난 현장에 있는 자들이 인간으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의식주를 지원하며 향후 정부와 함께 이들을 위한 도시재건사업에도 힘을 보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정연 차장대우 jyko@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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