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공급 과잉 문제의 해결책 가루쌀로 만든 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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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공급 과잉 문제의 해결책 가루쌀로 만든 빵
줌인 물에 불리지 않고 밀가루처럼 바로 빻아 빵을 만들어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3.05.2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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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루쌀(좌)로 만든 세종명가의 롤케이크(우)


정부가 쌀 공급 과잉 문제의 대안으로 가루쌀 재배 및 제품 개발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가루쌀빵의 장단점과 향후 극복해야 할 문제를 살펴보기 위해 세종명가 최선묵 대표를 만났다.  

가루쌀, 쌀 수급 안정과 산업성장 견인 전망

최근 농촌과 식품업계엔 가루쌀 바람이 불어 닥쳤다. 정부가 농업의 미래와 식량주권 확보를 위해 ‘가루쌀’ 보급·육성에 사활을 걸었기 때문이다. 양곡법 개정안의 대안으로 떠오른 가루쌀은 밀가루와 비슷한 전분구조다. 물에 불리지 않고 바로 빻아 빵, 면 등으로 만들 수 있어 밀가루를 대체하기에 적합하다. 일반쌀은 가공을 위해 물에 불려 가루를 내는 습식제분 방식(쌀 1㎏에 사용되는 물 5t)이지만 가루쌀은 건식제분이 가능하다. 정황근 농식품부 장관은 가루쌀을 ‘신의 선물’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가루쌀이 시장에 잘 정착된다면 ▲밥쌀의 공급 과잉 문제를 해결하고 ▲식량자급률을 높여 식량안보를 강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식품 원료로서 산업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평가다. 이에 정부는 가루쌀을 집중 재배해 수입 밀가루의 10%를 대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난해 10월 정 장관은 용산 대통령실 사전환담장에 시판 가루쌀빵인 단팥빵, 마들렌, 롤케이크를 소개했다. 그 쌀빵을 만든 세종명가 최선묵(64) 대표는 “국무위원과 출입기자들은 폭신하고 쫄깃한 식감에 놀라워했다”며 “세종시 어버이날 기념행사에도 가루쌀로 만든 롤케이크가 300여개 전달됐다. 정가(19000원)보다 저렴한 8000원에 제공했다. 가능한 많은 사람에게 가루쌀빵을 맛보이고자 이윤을 거의 남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전략작물 재배면적 | 세종명가에서는 60여 종류의 가루쌀 빵을 만들고 있다 | 최선묵 대표

발효종 넣어 밀가루 같은 풍미와 식감 획득

기자가 인터뷰를 하며 맛 본 쌀빵은 항간에 ‘가루쌀이 밀과 유사한 특질을 지녔다 하더라도 밀의 풍미·식감을 대체할 수는 없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다. 
최선묵 대표는 “가루쌀빵은 밀가루와 달리 글루텐이 없어 건강하게 즐길 수 있다며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사실 글루텐 없이는 밀가루빵이 주는 식감을 얻을 수 없다. ▲가루쌀은 고속으로 반죽하는 일반쌀과 달리 열이 많이 발생하기때문에 중속으로 반죽한다. 아울러 밀가루보다 수분흡수량이 높아 반죽량이 10~20% 더 늘어난다. ▲쌀 냄새제거와 부드러움을 위해 우리 제품은 생크림으로 반죽한다. ▲여기에 발효종을 넣어줘야 쫀득쫀득한 빵이 된다. 글루텐이 필요없는 카스테라를 제외하고 일반빵은 반죽의 20%에 해당하는 발효종을 섞어야한다”며 “발효종은 쌀과 밀가루를 1:1 비율로 섞어 소금을 많이 넣은 후, 끓는 물을 부어 하루를 숙성시켜 만든다”고 답했다. 
가루쌀은 밀가루 대체제를 찾기 위해 2000년부터 돌연변이 유전자를 탐색하던 중 농촌진흥청에서 찾아낸 쌀 품종이다. 가루쌀은 4월말~5월초 모판에서 옮겨 심는 일반쌀과 달리 6월말~7월초에 모내기를 한다.

가루쌀 재배 농민에 교육과 장비 모두 지원
 
한편 기존 작물 대신 낯선 품종인 가루쌀을 재배하는 것은 농부들에게 쉽지 않은 선택이다. 교장으로 퇴임하고 내년부터 가루쌀을 재배할 예정인 우종원(84)씨는 “2024년 가루쌀 전문 재배단지 육성사업에 지원하려면 재배면적이 9만평(30ha)이 되어야한다. 일단 선발되면 ▲맞춤형 생산기술·교육 ▲전략작물직불금 ▲가루쌀(바로미2)종자 및 시설·장비가 다 지원되고 ▲생산량 전량을 정부가 매입하기 때문에 10여개의 농가를 찾아 협력을 종용하고 있는데 믿을만한 기존 데이터가 없어 다들 망설이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가루쌀의 공급량은 턱없이 적어 가격이 수입밀의 두 배가 넘는다. 이에 정부는 가루쌀의 상용화를 위해 파격적인 지원을 시작했다. 그러나 중소빵집들은 정부지원책이 편파적이라고 토로한다. 최선묵 대표는 “지난해 가루쌀 20㎏에 9만원이 넘었다. 그나마 서둘러 물량을 확보해 트럭에 120t을 싣고 올 수 있었다”며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최상의 제품을 개발한 후, 언론매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가루쌀 빵을 알렸다. 그런데 정작 내년 정부지원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정부가 밀가루와 쌀가루를 200t 이상 사용하는 업체만 심사를 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가루쌀을 알지도 못했던 대기업만 이득을 얻은 셈”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전문가들은 가루쌀 재배 확대가 향후 우리 쌀과 밀 시장은 물론, 농식품업계의 활성화를 견인할 것이라며 기업간 상생협력 및 동반성장을 통해 국민경제의 지속성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송미아 차장대우 miasong@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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