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곡법 개정안 논란 속 쌀 수출로 활로를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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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곡법 개정안 논란 속 쌀 수출로 활로를 찾다
핫이슈 고품질 쌀 생산해 미국 수출로 농가소득 안정에 기여하는 강릉 사천농협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3.04.15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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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곡법 개정안을 두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며 사회적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쌀 수급과 농가 소득 안정을 위해 수출로 활로를 찾은 사천농협이 주목받고 있다.

양곡법, 농업인과 농촌 발전에 도움 안돼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법률안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에 따라 4월 13일 국회가 재의결에 나섰으나 부결되었다. 양곡법 개정안이란 쌀 생산량이 수요를 3~5% 초과하거나 쌀값이 전년보다 5~8% 하락하면 정부가 초과 생산량 전량을 매입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3월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윤 대통령은 “개정안은 농업 생산성과 농가 소득을 높이려는 농정 목표에 반하고 농업인과 농촌 발전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법안”이라며 “시장의 쌀 소비량과 관계없이 남는 쌀을 정부가 막대한 혈세를 들여 모두 사들여야 한다는 남는 쌀 강제 매수법”이라는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했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 정황근 장관은 “남는 쌀을 정부가 매입하면 올해 7000억원, 2030년엔 1조4000억원이 소요되는데 정작 쌀값은 오르지 않는다”며 “그 예산이면 청년 수천 명이 일할 1만㎡짜리 대형 스마트팜 300개를 지을 수 있다. 지금은 식량안보 강화와 농업의 첨단 스마트화, 청년농 육성 등 농업의 미래를 위해 투자할 때”라고 말한 바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양곡법이 개정될 경우, 정부가 개정전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양의 쌀을 사들여야 한다며 2030년까지 연평균 
1조303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측했다. 농가 역시 과잉 생산에 따라 4~9% 수준의 가격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천농협 미곡종합처리장 | 미국행 수출 쌀 포대를 싣고 있다 사진제공/ 사천농협

쌀 소비량 20% 감소에 수출로 활로 찾아

이런 가운데 강릉 사천농협이 쌀값 하락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수출로 활로를 찾아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자체 브랜드인 ‘참좋은 맛드림’ 쌀 100t을 미국 동부 보스턴, 뉴욕, 볼티모어 등에 첫 수출한 사천농협은 3월에는 20t을 수출했다. 올해 총 400t을 미국 중부와 유럽일대로 수출할 계획이다.
사천농협 조훈근(48) 상무는 쌀 소비량은 감소하는데 생산량이 증가해 국내시장에서는 해답을 찾을 수 없어 수출방안을 모색했다고 한다. 실제로 1980년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132.4㎏이었으나 2022년에 56.7㎏으로 75.7㎏이나 줄었다. 조 상무는 “식생활 변화에 코로나19까지 겹쳐 쌀 소비량이 20% 이상 줄었다. 설상가상으로 각 지역 저가쌀이 강릉지역에 유입되어 급기야 마트에 20여 종류의 쌀이 진열됐다. 그런데 우리 농협은 미질향상을 위해 식재부터 비료지원, 농약살포, 수확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관리하다보니 상대적으로 고가일 수밖에 없어 가격경쟁력에서 떨어졌다. 결국 350여 쌀농가 소득안정을 위해 해외로 눈을 돌렸다”고 전했다. 이어서 그는 “맛드림 품종은 특성상 초밥에 적합해 유통업체 자체 품평회에서 1등을 차지하는 등 미국인의 기호와 맞아 떨어졌다. 미국의 가뭄으로 칼로스 쌀 생산이 적은 이 기회에 최대한 많은 미국인에게 고품질의 우리쌀이 공급되면 향후 지속적인 수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릉쌀 ‘참좋은 맛드림’ 수출 선적식 모습(2022. 12. 26)

수출 장려비 지원하면 해외판로 개척 될 것

쌀 수급안정과 농가소득 제고를 위해 수출에 나섰지만 현실의 벽은 높다. 환율과 운송의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조훈근 상무는 “시·도비 보전금을 제외하고도 3억원의 적자를 보며 첫 수출을 진행한 이유는 적자가 발생하더라도 시장을 넓혀 우리쌀에 대한 선호도와 충성도를 높이려 했다”며 “수출을 추진할 당시만해도 환율이 1400원대였는데 선적할 즈음에는 1200원대로 떨어졌다. 이에 수입업체에서는 가격을 더 낮춰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운송 기간은 선적 후, 마트에 공급되기까지 45일이나 걸린다. 그동안 배가 적도를 지나므로 열기와 습기로 인한 변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쌀 바구미 벌레라도 생기면 전량 폐기해야 한다. 3℃ 냉장컨테이너로 운반하지만 위험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조 상무는 “정부예산이 수출 장려비로 지원된다면 많은 RPC(미곡종합처리장)가 해외판로 개척에 나설 것이다. 무엇보다도 창고 보관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며 정부차원의 지원이 이뤄지길 바랐다.
우리나라 쌀 수출은 2018년 6만4164톤에서 지난해 5만1363톤으로 감소했다. 반면, 지난해 베트남과 태국은 각각 19.3%, 55%로 대폭 증가했다. 이는 쌀 수출국 1위인 인도의 가뭄과 4위 파키스탄의 대홍수,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수확량이 감소하고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쌀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적정생산을 위한 노력과 ▲안정적인 수요기반이 조성된 가운데 ▲쌀 수출 확대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미아 차장대우 miasong@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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