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모습 그대로 30년간 이어온 형제이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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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모습 그대로 30년간 이어온 형제이용원
Goodnews DAEJEON 956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3.04.0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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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을 이발하고 있는 오성근 사장

한결같은 마음으로 손님을 맞이해

1970~80년대만 해도 이발소는 동네 곳곳에 자리 잡을 정도로 애용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요즘 현대식 기능과 기계를 갖추며 새롭게 변신한 이발소인 이른바 ‘바버숍’이 늘면서 옛 이발소들은 사라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대전 대덕구 읍내동 좁은 골목 자락에는 30년 동안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며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은 형제이용원이 있다. 
오래된 간판과 가게의 모습에서 세월의 흔적을 느껴지지만 이곳에 들어서면 연탄난로의 따뜻한 온기로 손님을 반겨준다. 형제이용원 오성근(66) 사장은 30여년이 넘게 가위질하며 매일 아침 6시에 가게 문을 열고 손님 맞을 준비를 한다. 오 사장은 “오늘도 새벽에 신탄진에서 손님이 와서 이발하고 갔다. 지금은 단골손님들 덕에 이발소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30대 늦은 나이에 이발소를 시작하였다. 그는 “먹고 살기 힘든 시절을 보냈다. 이 동네에서만 10번을 이사했다. 74년도에 자격증을 땄는데 후에 친구가 보증을 서줘서 가게를 낼 수 있었다. 그 당시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감사했다”고 전했다.
 

2년 전 위암 판정, 손님들 덕에 다시 회복

이발소에서 면도를 한번 받고 나면 상쾌하고 산뜻해지는 매력에 이용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곳을 방문한 이상진(62, 읍내동)씨는 “여기 오면 깔끔히 이발해주고 면도까지 알아서 해주니 단골이 됐다”고 말했다. 2년 전 위암 판정을 받았다는 오 사장은 “급성 위암으로 수술을 했다. 수술 후에 가위질하는데 손이 떨려서 그만둬야 하나 고민했었는데, 단골들이 그런 나에게 자주 안부를 물어 왔었다”며 “손님들과 이야기할 땐 아픈 것도 잊고 걱정도 사라졌다. 이 일을 할 때 가장 마음이 편하고 즐겁다”라고 말했다. 
그는 13년간 의용소방대원으로, 인근 공장 장애인 노동자를 위한 이발 봉사를 꾸준히 해왔다. 그는 “지금은 나이 들어 못하지만, 당시 표창장도 받았는데 이웃과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어 보람이 컸다”며 지금도 효 실천 지정업소로서 마음을 함께하고 있다. 그는 마지막으로 “머지않아 이 동네가 재개발이 된다. 이제 그만해야 하나 그런 생각도 들지만 할 수 있을 때까지 이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대전/ 김경미 기자 daejeon@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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