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종주국인 족구(足球)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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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종주국인 족구(足球)를 아시나요?
포커스 [인터뷰] 족구의 세계화 위해 매진하고 있는 대한민국족구협회를 찾아서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3.03.25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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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대한민국족구협회 홍보대사로 위촉된 트로트 가수 박군이 공격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 대한민국족구협회


우리나라에서 시작된 유일한 구기종목인 족구가 친목과 화합의 스포츠로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족구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는 대한민국족구협회 홍기용(52) 회장을 만나보았다.
 

지난해 울산에서 열린 전국체육대회에서 시범종목으로 채택된
족구 경기 모습

네트와 공만 있으면 누구나 즐기는 스포츠

바야흐로 따뜻한 봄 날씨에 접어들면서 야외 운동을 하는 이들이 부쩍 많아지고 있다. 그중 인기를 끌고 있는 운동이 바로 족구이다. 특히 공 하나만 있으면 남녀노소 누구나 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고 충분한 운동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대중적인 스포츠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족구는 한국에서 생겨난 유일한 구기종목으로, 두 팀 간에 네트를 두고 머리와 발을 이용하여 상대 팀으로 공을 넘겨 승부를 겨루는 종목이다. 
1966년 공군 조종사들이 비상대기하면서 조종복을 입은 채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운동을 찾던 중 배구 네트를 내려놓고 공을 발로 넘기는 놀이를 고안한 것이 족구의 유래로 알려져 있다. 이후 육·해군에 보급되면서 전군에서 행해지는 가장 일반적인 구기종목으로 자리 잡았다. 1970년대 들어서는 군 복무를 마친 전역자들이 족구를 하기 시작하면서 전국적으로 확산되었으며 1990년 4월 대한족구협회가 창립되어 경기 규칙 및 대회 방식이 체계화되었다. 
대한민국 족구는 족구 동호인의 활발한 활동 및 참여와 매년 개최되는 770여개의 크고 작은 대회 등 저변이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다. 나아가 지난해 울산에서 열린 제10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시범종목으로 채택되며 생활체육을 넘어 전문체육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렇게 족구의 저변이 확대될 수 있었던 것은 족구만을 생각하며 발로 뛰고 있는 대한민국족구협회 홍기용 회장의 헌신과 노력이 크다. 그는 2021년 2대 회장으로 취임한 직후부터 지금까지 족구 발전을 위해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대한민국족구협회 홍기용 회장 사진/ 오병욱 기자

전국체전 시범종목 채택, 족구의 관심 증가 추세

지난주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홍 회장은 “씨름이나 태권도처럼 족구 또한 우리나라에서 시작된 스포츠이다. 그런데 일각에서 ‘아저씨들이 재미삼아 하는 거지, 전문체육으로 갈 필요가 있나’ 하는 소리를 들을 때 안타깝다. 그런 인식을 개선하고 더 나아가 아시안 게임,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만들어 세계적인 스포츠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자 꿈”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족구의 발전과 세계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전국체전 정식종목 채택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한다. 홍 회장은 “족구가 앞으로 더욱 발전하려면 뿌리가 튼튼해야 하는데 그 뿌리는 유소년 선수 양성에서 나온다. 그런데 세계대회는 고사하고 전국체전에도 족구종목이 없다 보니 어린 선수들이 족구를 선택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전국체육대회 정식종목이 되면 여기에 참가하기 위한 대학팀이나 실업팀을 창설할 수 있고 이를 위해 일찍부터 족구를 배우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년여 동안 홍 회장은 국회와 문화체육관광부, 각 지자체의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는 등 족구 활성화에 크게 기여해 왔다. 그 결과 전국체전 시범종목에 선정되며 정식종목 채택의 발판을 마련했다. “대부분의 스포츠가 놀이에서 시작되서 많은 사람이 즐기게 되고 그 다음에 엘리트 스포츠가 되는데 족구도 현재 그러한 성장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족구 세계연맹창설·올림픽 종목 진입을 목표

홍기용 회장은 족구를 미국에서 처음 접했다. 그는 “99년에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자리 잡은 후에 운동을 하고 싶어 족구를 시작했다. 해외에서 살다 보니 애국심도 생기고 우리나라 고유의 스포츠인 족구를 발전시키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는 미주족구협회 회장을 하면서 미국 한인사회에 족구를 보급하는데 앞장섰고 그때의 경험을 토대로 현재 대한민국족구협회를 이끌어 가고 있다. 홍 회장은 “임기 동안 협회가 기존에 해왔던 일보다 새로운 일에 많이 도전하고 있다. 물론 모든 것이 다 처음이라 힘들고 직원들이 고생하고 있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미래에 발전이 없다”며 함께 해주는 직원들과 족구 동호인들이 있어서 힘이 된다고 말한다. 
협회는 올해 4월 족구 발전을 위한 마중물로 ‘2023 족구 코리아리그’를 최초로 펼칠 예정이며 8월에는 첫 족구 세계대회인 ‘족구 월드챔피언십’을 열 계획이다. 홍 회장은 “유럽의 풋넷과 동남아의 세팍타크로는 족구와 유사한 스포츠 종목이기 때문에 이 종목의 선수들을 초청했다. 20여개 국가에서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이번 대회로 세계연맹을 창설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족구에 대한 열정 하나로 쉴 새 없이 다니다 보니 정작 본인은 족구할 시간이 없다며 미소 짓는 홍기용 회장. 그의 꿈처럼 이제 세계인이 즐기는 족구, 올림픽 무대에서 볼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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