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해외 봉사를 마치고 돌아온 대학생들의 공연을 보았다. 공연 중 한 학생의 체험담 발표가 필자의 마음에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그 학생은 봉사하러 갔지만 어렵고 힘들어서 ‘결국 나는 남에게 짐밖에 안되는 쓸모 없는 사람이구나’ 하며 포기하려고 했다.
그때 그곳의 지부장님이 해주신 말은 그 학생의 마음을 회복시켰다고 했다. “똑같은 영상이라도 편집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영상이 될 수 있어. 나쁜 기억만 떠올리면 네 삶은 불행한 삶으로 남지만 좋은 기억만 모아보면 너는 행복한 사람이 될 거야. 우리 마음에 빛이 들어오면 그렇게 될 수 있단다…”
사람의 뇌에서 ‘해마(Hippocampus)’는 기억과 관련된 기능을 담당한다고 알려져 있다. 외부 감각과 일상에서 겪는 사건들이 저장되었다가 어떤 경험을 통해 기억으로 다시 떠올리게 된다. 현대 의학과 과학으로 기억이 어떻게 형성되는 것까지는 밝혀냈지만, 좋은 기억만 불러오게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살면서 좋은 기억보다는 나쁜 기억만을 떠올려서 스스로를 불행한 사람으로 편집해 버리기가 쉽다. 왜 그렇게 되는지는 설명할 수 없지만, ‘우리 마음에 빛이 들어오면 인생을 행복하고 좋은 기억으로 편집할 수 있다’는 그 학생의 말이 위대한 과학자의 말처럼 아직도 귓가에 맴돌며 큰 감동을 준다.
한옥현 원장/ 활수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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