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장례문화를 이끄는 유골 보석이란…
상태바
新장례문화를 이끄는 유골 보석이란…
포커스 유골분을 구슬 형상의 결정체로 생성 고인을 추모하는 장례 확산 추세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3.03.18 14: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제공/ 메모리안


수천년 동안 이어져온 우리나라의 장례(葬禮)문화가 시대에 맞춰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유골을 구슬 형상으로 생성한 유골 보석이 장례문화의 새로운 장을 열며 주목을 받고 있다.

시대 흐름에 따라 다양한 장례문화 대두

불과 30여년 전만 해도 매장(埋葬)이 주류였던 우리나라의 장례문화가 이제 화장(火葬)이 대세가 되면서 성묘 장소도 묘지에서 납골당(추모공원)으로 옮겨갔다. 유교사상으로 인해 절차와 예도를 강조했던 과거와 달리, 후손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편의성을 높이며 관리가 쉬운 친환경 장례법인 수목장이나 해양장을 선택하는 사례도 지난 10년 새 급증했다. 장례 방식만 아니라 고인을 추모하는 방식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고령사회에 접어들고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비대면 추모·성묘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 상조업계에서는 온라인 추모관, AI 추모서비스 등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으며 고인의 사진을 저장하는 추억 보관함 등이 온라인에서 구현되고 있다.
이렇게 장례문화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유골을 보석처럼 영롱하게 만들어 지니고 다니거나 보관하며 마음의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새로운 장례방법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화장한 유골분을 스톤으로 만드는 장례는 주로 반려 동물을 잃은 슬픔을 치유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었으며 지금은 사람에게 적용되어 추모석, 영혼석, 유골 보석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지고 있다. 부패 염려가 없고 휴대 가능해 인기를 얻고 있는 유골 보석은 화장장례 증가로 봉안시설도 조만간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기존 장례문화의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메모리안 배소정 대표 |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유골 보석 | 유골분에 섞여 있는 이물질을 제거하고 있다


변질 없이 오랫동안 보존 가능한 것이 특징

지난주 기자는 이천시 사음동에 소재한 추모보석 전문기업 ‘메모리안’을 찾았다. 이곳은 화장된 유골분을 초고온으로 용융(고체가 열에 의해 액체가 되는 현상)시켜 구슬 모양의 결정체를 만들어내는 유골 성형에 20년 이상 매진해 온 기업으로, 유골 성형기술 연구부터 관련 기계장치 제조, 유골 보석 생성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창업주인 아버지 배재열 대표이사의 뒤를 이은 메모리안 배소정(36) 대표는 “납골묘나 야외 봉안당에 안치할 경우 온도, 습도에 취약해 유골함에 결로가 생겨 부패, 악취 등의 문제점이 발생한다. 유골 보석을 만들 경우 거부감과 훼손 걱정 없이 깨끗하게 모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편하게 추모공간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골 보석 생성과정은 유족이 화장이 끝난 고인의 유골분을 모시고 오면 먼저 제례를 지낸 후, 유골분에 섞여 있는 보철물이나 이물질을 제거해 순수 유골분만을 추출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그 다음 일회용 도가니를 사용하여 초고온 순간용융방식으로 유골 보석을 생성한다. 약 90분 정도 소요되는 이 모든 과정은 유족 입회하에 공개함으로써 유골이 다른 이물질과 섞이거나 분실되는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다. 배 대표는 “유골 성형 보석을 생성하는 비용은 약 130만원이며 보관함에 따라 비용이 추가된다. 장지 분양 비용이나 비싼 유골함에 비해서는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고, 또 유골분으로 생성한 유골 보석을 액세서리 펜던트 안에 그대로 봉안해 몸이 지닐 수 있도록 제작한다”고 전했다.  

“세상을 떠난 고인을 기억하며 위로 받아”

장례문화 변화와 함께 기존 납골 방법의 문제점, 해외 이민, 가정봉안 등의 증가로 유골 보석에 대한 관심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배 대표는 “장례식을 치른 후 아직 고인과의 이별이 정리가 안 된 유가족 중에는 나중에 후회할까 봐 유골 보석으로 생성해 곁에 두고 추모하기도 한다. 시간이 지나 마음이 정리가 되어 가져오시면 다시 유골분으로 되돌리는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 양지 바른 자연으로 산골(散骨)할 수 있도록 해 드린다”라고 말했다. 
메모리안을 찾는 사람들의 사연 또한 다양하다. 그는 특히 인상적이었던 기억을 회상하며 “한 유가족의 경우 헤어짐이 아쉬워 겹겹이 상자 안에 방습제와 함께 넣은 유골함을 가져 왔다. 박스 안에 습기가 찰까봐 생화를 다 말려 장식해 놓았는데 그것을 보면서 고인을 사랑하는 마음이 얼마나 큰지 느껴졌다. 유골 보석으로 만들어 가시면서 마음 편히 보고 추모할 수 있어 좋을뿐더러 결국 자신에게도 위로가 된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문화는 그 시대의 기술 발전에 따라 변화해 왔고 추모 방식에 옳고 그름은 없다고 배소정 대표는 강조한다. “유골 보석을 통해 서로 위로받는 추모의 장이 만들어지길 희망한다. 그런데 가끔 다른 화학첨가물과 섞여 잘못 생성된 유골 보석을 갖고 오는 유가족의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유골 보석을 생성하기로 결정하셨다면 먼저 업체를 찾아가 유골 성형 시설과 진행 과정 등을 보고 꼼꼼히 확인해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