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를 잇는 칼갈이 명장을 만나다
상태바
4대를 잇는 칼갈이 명장을 만나다
Goodnews DAEJEON 954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3.03.18 13: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만배 장인

“칼 한번 갈아봐라” 한마디에 대장장이 시작

110여년 전 할아버지의 대장간을 시작으로 4대째 가업을 이어가며 대장장이의 길을 걷는 한 장인이 있다. 올해로 54년째 칼 연마 기술의 명맥을 잇고 있는 대한민국 칼갈이 최고 장인인 한밭대장간 전만배(67) 대표를 만나 그의 칼갈이 인생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전 대표가 14세이던 어느 날 친구들과 놀러 나가려던 당시 키가 187㎝로 장대하고 엄했던 아버지가 “칼 한번 갈아봐라”라는 말에 무서워 칼을 갈기 시작했다고 한다. 느닷없이 시킨 일이었지만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풀무질하며 칼을 가는 것을 보고 자란 그는 그 일을 곧잘 해냈다. 
기술자들이 한 것보다 연장이 오히려 더 깔끔하게 나왔고 그럴 때면 (1원에 국화빵 열두 개 하던 시절) 5원, 10원짜리 지폐도 들어오고 7원짜리 고급 빵이었던 건빵도 들어왔다고 했다. 전 대표는 “가난한 형편에 먹을 것도 잔뜩 생기고, 용돈도 생기니까 그 재미로 열심히 했었다”라며 대장간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말했다. 
 

사진/ 유퀴즈 온더 블록 캡쳐

고객에게 맞춤 칼 제공, 국내 유명 셰프도 단골

80년대 접어들면서 우리나라 농업은 서서히 기계화되고 이에 따라 농기구 수요도 줄어들었다. 전 대표는 이러한 변화 속에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기술 개발을 했다. 외국의 각종 칼도 써보고 옛날 전통 열처리 방식에 화공약품을 더해보는 등 다양한 시도를 거듭했다. 특히 전 대표의 칼이 유명한 것은 고객과의 대화를 통해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캐치하고 그들의 요구 이상으로 맞춰준다는 점이다. 
국내 유명한 셰프들이 전 대표에게만 칼을 맡기는 것도 그러한 이유다. 그의 명성은 외국에도 알려졌다. “한번은 독일의 세계요리감정평가사 3인 중 한 명이 체인 사업을 목적으로 저에게 연봉 18억에 스카우트 제의를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돈으로 외국에 내 소중한 기술을 팔 수 없었다”며 그가 자존심을 지킨 일화도 소개했다. 현재 아들이 가업을 이어 대장간 일을 하고 있지만 향후 그는 무형문화재가 되어 더 많은 제자를 양성, 전통 대장간을 계승·보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전/ 윤나영 기자 daejeon@igoodnews.or.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