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대비 능력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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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대비 능력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
기획 국내 재난 현황과 분야별 재난 예방법 제시를 통해 안전한 국가로의 방향을 모색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3.03.1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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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브리지 재난대응본부 배천직 본부장 사진/ 오병욱 기자


코로나19, 튀르키예 대지진, 그밖에 크고 작은 각종 재난은 우리 모두에게 큰 슬픔과 충격을 주었다. 이에 재난에 대비하는 능력을 키우고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질리언스(Resilience: 재난에 대한 회복력) 구축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안전불감증 만연한 우리 사회, 안전교육 부족

작년 10월 29일 토요일, 우리 국민들은 믿을 수 없는 너무나 충격적인 비보를 접했다. 서울 이태원의 골목길에 핼러윈 축제를 즐기기 위한 인파가 몰리면서 159명이 사망하고 196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었다. 작년 3월에는 경북 울진군에서 산불이 발생해 2만㏊ 이상의 산림이 소실됐으며 8월과 10월에는 경북 봉화군의 광산이 붕괴되는 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구조됐다. 특히 8월에는 102년 만의 폭우와 태풍 ‘힌남노’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2022년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재난은 단연 화재다. 작년 한 해에만 총 4만여건이 발생해 341명의 사망자와 2321명의 부상자를 냈고, 1조2천억원의 재산피해를 가져왔다. 
재난이란 그 사전적 의미처럼 뜻밖에 일어나는 재앙이므로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둔해지면서 사고의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는 안전불감증이 만연해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에 기자는 자주 발생하는 재난에 대비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재난을 지원하는 희망브리지 재난대응본부 배천직(53) 본부장을 만났다. 그는 “일상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재난은 화재다. 사망자들을 연령대로 봤을 때 70세 이상이 30.8%를 차지한다. 때문에 화재 피해를 줄이기 위해 무엇보다 어르신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특히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학생들이 아닌 기성세대와 고령자들의 안전교육이 많이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교육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행정안전부 이상민 장관이 구룡마을 화재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2023.1)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범정부 국가안전시스템 개편 TF' 회의 모습(2022.12)


본인의 안전 위해 재난 특징 숙지해야 

배천직 본부장은 재난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며 사고별 대응법을 분야별로 설명했다. ▲이태원 핼러윈 축제와 같은 대규모 행사에 참여할 때에는 사전에 안내도를 확인해 두어야 하며 압사사고를 피하기 위해 인파가 모인 곳은 피해야 한다. 또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반드시 질서를 지켜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압사사고가 발생했을 때에는 가방을 앞으로 메거나 팔짱을 껴 숨 쉴 공간을 확보하고 갈비뼈를 보호해야 하며 넘어진 사람이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야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다.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꺼진 불도 다시 보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불을 사용할 때는 반드시 안전장치를 마련하며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젖은 수건으로 코와 입을 막고 낮은 자세로 신속하게 대피해야 하고 엘리베이터가 아닌 계단을 이용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연평균 70.6회가 발생하는만큼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므로 언제나 지진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실내에서 지진이 발생하면 탁자 아래로 들어가 몸을 보호하고, 탁자가 없을 경우 쿠션이나 방석으로 머리를 보호해야 한다. 그리고 여건이 허락하면 가스와 전기를 차단하고 문을 열고 출구를 확보해 신속하게 밖으로 대피해야 한다. ▲태풍의 경우 고층건물이 밀집한 지역에서는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2배 이상 풍속이 빠르기 때문에 강풍으로 유리가 깨질 수 있어 테이프로 고정시키면 유리 파편의 피해를 막을 수 있다. 농촌지역에서는 비닐하우스를 단단히 결박하고 해안가에서도 선박을 단단히 결박해 두어야 한다. 배 본부장은 “재난이 발생했을 때 무엇보다 본인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때문에 이를 위해서는 각종 재난의 특징을 반드시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며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삶을 당부했다. 

현실성 있는 재난 안전교육 절실

재난에 있어 예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관련 교육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배천직 본부장은 일본과 미국의 사례를 소개했다. 일본의 경우 체험교육뿐만 아니라 참여형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카드놀이부터 사례학습, 쓰나미 발생 이후 도달 시간 등 구체적인 내용을 담아 국민의 안전과 역할을 가르친다고 전했다. 동일본 대지진 때 이와테현과 가마이시시의 초·중학생 99.8%가 목숨을 건진 것도 교육위원회가 만든 ‘쓰나미 방재 교육을 위한 안내서’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미국의 ‘클라라 키트(Clara’s Kit)’라는 지역 행사는 재난에 대비하는 방법을 인형극과 퀴즈, 게임을 통해 교육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보다 내실 있고 현실성 있는 재난안전 참여형 교육이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형사고 한 건이 발생하기 전에 그와 관련된 29차례의 경미한 사고와 300번의 징후가 반드시 나타난다는 하인리히법칙이 있다. “이처럼 작은 부주의가 큰 재난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가 재난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가를 육성하는 등 국가적 시스템을 구축해 재난 없는 미래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배천직 본부장은 강조한다. 
고정연 차장대우 jyko@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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