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이 살린 예산시장 지역경제의 물꼬 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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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이 살린 예산시장 지역경제의 물꼬 트나
포커스 전통시장 살리기 프로젝트로 인기 얻은 예산상설시장 찾아가 보니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3.03.10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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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시장 프로젝트 이후 전국에서 온 방문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 예산군청


급격한 인구감소와 지역경제 위축으로 지방소멸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충남 예산군의 전통시장이 새롭게 재탄생되며 지역경제의 회복 모델로 주목받고 있어 그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백종원·예산군·상인회 협업, 시장 활성화 추진

요즘 충남 예산군의 전통시장인 예산상설시장이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했다. 예산군과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가 추진한 ‘예산시장 살리기 프로젝트’로 음식점 5곳이 지난 1월 9일 문을 연 이후 두 달 동안 약 18만명의 방문객이 예산시장을 찾았다. 
1981년 개설한 예산상설시장은 예산오일장과 함께 번성했지만 인구감소로 방문객이 줄고 온라인 쇼핑몰 및 대형마트에 밀려 110개였던 점포가 50여개로 감소하는 등 쇠퇴의 길을 겪었다. 지자체와 상인회가 시장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했지만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 가운데 충남 예산이 고향인 백종원 대표가 구도심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예산군(군수 최재구)에 시장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백 대표는 “추억이 있는 곳인데 다 임대가 붙여져 있어 놀랐다. 이러다 잘못하면 지방이 없어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계기에 대해 언급했다. 
예산군과 더본코리아, 시장상인회는 예산시장을 살리기 위해 2021년부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예산군은 건물 매입 및 리모델링 공사를, 백종원 대표는 청년들에게 요리 레시피와 식당 운영 등의 노하우를 전수했고, 상인회는 청년 상인들의 조기 정착 지원에 나섰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하루 30명 정도 찾던 예산시장은 급기야 방문객 수가 평일에는 5천명, 주말에는 1만명을 넘어서며 활기를 띄게 되었다.
 

(상)예산시장 활성화를 위해 모인 백종원 대표와 군청 직원
시장 인근 상인들
(하)예산시장 앞에 조성된 백종원 국밥거리

최근 외지의 방문객들로 활력 넘쳐

지난달 기자는 새 단장한 예산시장을 방문했다. 주차장은 평일인데도 방문객들의 차로 가득 차 있었다. 시장입구는 여느 시장과 다를 게 없어 보였는데 장옥(지붕과 기둥으로만 된 건축물)에 들어서자 방문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며 잔칫날 같은 분위기가 펼쳐졌다. 점심식사 시간이라 그런지 수십여개의 테이블에 손님들이 둘러 앉아 고기를 구워 먹거나 국수를 먹고 있었다. 젊은 사람들 또는 가족 단위로 방문한 손님들이 눈에 띄었고 음식점마다 줄이 이어졌다. 
백종원 유튜브 채널을 보고 방문했다는 한 20대 청년은 “친구들과 함께 왔는데 대형마트나 백화점과는 다르게 옛날 감성이 느껴져 좋고, 음식도 맛있어서 또 오고 싶다”고 전했다. 반면 충남 서산에서 온 중년 부부는 “자리가 없어서 기다렸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고 앉을 데도 없어 돌아가려던 참이다. 자리를 맡지 않으면 식사를 할 수 없으니 좀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예산시장 상인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는 수림상회 박종민 대표는 “외지에서 손님들이 많이 오는 것을 보면서 백종원 대표의 명성과 프로젝트가 대단한 효과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우리 가게는 반찬거리 품목을 취급하는데 아무래도 손님들이 즉석에서 먹을 수 있는 것을 찾다 보니 얼마 전부터 오징어와 쥐포를 굽는 기계를 설치하고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속옷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주로 먹으러 오는 방문객이 많다 보니 매출에 큰 영향을 끼치는 건 아니지만 고령층이 찾던 시장에 젊은 사람들이 많이 오고 북적대는 것을 보니 일단 반갑고 기쁘다”며 웃었다.

전국 각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인기

한편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불편한 점이나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는 목소리도 높다. 예산 주민 김남북(80)씨는 “음식 먹는 곳 바닥이 울퉁불퉁하고 먼지가 날려 위생적이지 않은 것 같다. 또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화장실이나 주차 이용에 불편함이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예산시장은 3월 한 달 간 임시휴장에 들어갔다. 장터광장 바닥공사, 화장실 리모델링 및 추가 창업 등의 재정비 이후 4월 1일 다시 개장할 예정이다.
인구유출과 고령화로 소멸 위기를 겪고 있는 지방에서 전통시장을 탈바꿈 해 전국적인 명소로 부상시켜 지역경제 활성화의 가능성을 제시한 점에서는 고무적이다. 예산군처럼 비슷한 문제를 겪는 지역에 시사하는 바가 큰 만큼 예산시장이 화제가 되면서 전국 지자체는 성공사례 벤치마킹을 위해 이곳을 찾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 및 주민의 노력과 차별화 없이 백종원 효과에만 기대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예산군 또한 백종원 효과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도록 주변 상권 및 관광지와 연계해 경제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개장 이후 예산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기대된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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