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집단 폐사에 전 세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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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 집단 폐사에 전 세계 비상
포커스 작년에만 80억마리의 꿀벌 사라져 농가 피해 막심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3.02.18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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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들이 서식하는 양봉농가 벌통의 모습

달콤한 꿀을 만들어내는 꿀벌은 생태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난 몇 년간 우리나라를 포함 전 세계적으로 이 꿀벌이 사라지고 있어 양봉 농가 뿐 아니라 생태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올 겨울에도 꿀벌 집단 폐사 발생 전망

지난해 3월 한국양봉협회 추산 전국 꿀벌의 18%에 달하는 80억마리의 꿀벌이 사라졌다. 꿀을 채취하러 집을 떠난 꿀벌이 돌아오지 않거나, 벌집에서 폐사한 채 발견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한파가 계속되었던 올 겨울에도 이 같은 피해가 이어질 전망이라는 점이다. 
꿀벌 실종은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 미국에서는 2006년 꿀벌이 사라지는 ‘군집붕괴현상(CCD)’이 처음 보고된 이후 2년 사이 40%에 달하는 꿀벌이 줄어들었으며 유럽·남아프리카·중국 등지에서도 꿀벌의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이유는 꿀벌이 생태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벌들은 꽃과 열매를 옮겨 다니며 꿀을 채집하는 과정에서 꽃들이 수정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주요 작물 중 70여개의 작물들이 벌의 도움 없이는 열매를 맺지 못한다.
이처럼 사태가 심각함에도 아직까지 꿀벌 실종의 뚜렷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상기온(이상고온 혹은 이상저온) ▲곤충의 신경계를 교란해 죽게 만드는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의 농약사용 ▲병충해 등 몇 가지 원인을 추측해 보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은 찾지 못했다. 
 

꿀을 채집하는 벌의 모습

꿀벌 연구에 집중할 연구기관 부재 

실제 우리 양봉 농가의 피해는 얼마나 되는지 사단법인 한국양봉협회 서울지역 원익진(66) 지회장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그 실상을 들어보았다. 원 지회장은 “공식적인 통계는 없지만 체감상 70%의 벌이 죽은 것 같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꿀벌을 농사에 활용하는 농가들의 2차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비닐하우스에 벌통을 넣어 자연수정 시키는 방식으로 참외를 재배해온 참외 농가들의 경우 웃돈을 얹어줘도 벌통을 구하기 어려워 비상이 걸린 실정이다. 
원익진 지회장은 우리나라에는 꿀벌 관련 연구를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기관이 없다 보니 이런 문제가 발생해도 정부 기관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없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민간 농가에서 조금이라도 피해를 줄여보기 위해 여러 방법을 사용해보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며 막막함을 감추지 못했다.  
최근 미국 농무부에서는 꿀벌 감소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꿀벌 백신 사용을 한시적으로 승인했다. 이처럼 전 세계적인 꿀벌 개체 급감에 따라 각국이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전국의 양봉 농가에서는 이제 우리나라도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소영 기자 soylee@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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