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미네소타에 한국어 마을 설립한 어느 미국인의 한글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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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미네소타에 한국어 마을 설립한 어느 미국인의 한글사랑
줌인 한국어 학습 원하는 외국인들 충족시킬 교육 인프라 확산 필요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3.02.04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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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마을에서 가야금을 배우고 있는 외국학생들 출처/ 콘코디아 언어마을 홈페이지

최근 영화와 음악 등 한국 콘텐츠 열풍에 힘입어 세계 언어학습 시장에서 한국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한국어 교육을 위해 열정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미국인 로스 킹(Ross King) 교수를 만나보았다. 
 

로스 킹 교수
사진/ 오병욱 기자

한류 열풍에 한국어 배우려는 외국인 증가 추세

요즘 글로벌 K팝 스타인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해 기생충, 오징어 게임 등의 열풍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한국어 인기도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CNN은 외국어 학습 애플리케이션 ‘듀오링고’에서 한국어가 중국어를 제치고 2022년 최다 학습 언어 7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한국어 인기 비결에 대해 “한국 음악, 드라마, 영화, 화장품, 패션, 음식 등이 지난 20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으면서 생긴 현상”이라며 한국어의 영향력도 더욱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현대어학협회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고등교육기관에서 한국어 수업에 등록한 학생 수는 2002년 5211명에서 2016년 약 1만 4000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인들의 한국어에 대한 학습 열기가 이렇게 고조되기 전부터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UBC) 로스 킹(62) 교수는 외국인으로서 북미권의 한국어 교육에 앞장서 왔다. 지난주 기자는 안식년을 맞아 한국에서 지내고 있는 그를 성균관대에서 만났다. 그는 미국 예일대를 졸업한 뒤 하버드대학에서 한국언어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캐나다 밴쿠버에 있는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 아시아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한국학을 가르치고 있다.

한국어 마을 ‘숲속의 호수’ 설립해 교육에 매진

로스 킹 교수가 한국어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대학생 때부터다. 그는 “다양한 외국어에 관심이 많았고 예일대학에서 언어학을 전공하면서 좀 더 이국적인 언어를 하고 싶어 한국어를 시작했다. 주변에서는 왜 하필 한국어를 택했냐는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고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한국어를 배우면서 한글이라는 문자 자체가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당시 한국어학이라는 학술분야가 무개척지라 판단해 더욱 도전정신이 생겼다고 전했다.
캐나다에서 한국학을 가르치면서 한국어 보급을 위해 노력해온 그는 미국 미네소타주 콘코디아대학이 외국어 및 문화체험을 위해 운영하는 비영리 언어마을에 한국어 마을인 ‘숲속의 호수’를 설립해 1999년부터 14년 동안 초대 촌장을 지냈다. 로스 킹 교수는 어린 시절부터 이 언어마을에서 독일어, 러시어, 스페인어 등을 배웠고 이곳의 교육환경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체험했다. 그래서 노래 부르고 놀고 춤추는 체험을 통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익힐 수 있는 효율적인 학습방법을 알려주고 싶었던 것이다. 이곳에서는 18세 이하의 어린이 및 청소년들이 공동체 활동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로스 킹 교수는 “여기 오는 학생들의 65% 정도가 비한국인이며 이곳을 거쳐간 학생들 대부분 한국어를 전공하려고 하거나 한국학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대학에 진학하고자 한다. 북미지역 학생들이 어릴 적부터 한국어를 체험하고 한국어 전문가로 자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한국어 마을인 ‘숲속의 호수’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활동 프로그램


한국 정부 및 기업의 투자 지원 절실 

한편 로스 킹 교수는 한류 열풍이 불면서 캐나다와 미국 등 북미권 대학에서도 한국어를 배우려는 수강생이 증가했지만 한두 학기가 지나면 그만두는 학생이 많다고 우려했다. 그 이유는 비싼 학비로 인해 한국어 공부를 계속하기 어렵거나 졸업을 해도 취업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점, 한국학에 대한 장기적 연구를 할 수 있는 지원금 부족 등 수요를 충족시켜줄 교육 기반이 약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정부나 기업이 한국어·한국학 교육에 투자해 교육 인프라를 구축시켜야 한다고 계속해서 목소리를 높여왔지만 이에 대한 인식이 아직은 너무 부족하다”며 안타까워했다. 
일본이나 중국의 경우 자국의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해외에서 일본학, 중국학의 육성·전파에 재원을 과감하게 투자했고 그 결과 많은 학자들이 양성됐다. 로스 킹 교수는 “일본은 70년대부터 적극적으로 교육에 지원한 덕분에 지금 일본 경제가 침체되고 J팝이 쇠퇴해도 세계적으로 일본어 및 일본학의 기반이 탄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이 한국어 교육으로 이어져 평생 학습자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는 로스 킹 교수. 그는 한류 열풍과 맞물려 한국어의 위상이 급등한 지금이야말로 세계 속의 한국어 교육의 입지를 다질 가장 중요한 시기이자 기회라고 강조했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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