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술센터의 벤치마킹으로 화제
더운 열대지방에서 볼 수 있는 아열대 작물인 커피와 바나나를 충남 천안의 한 농가에서 처음으로 재배와 수확에 성공해 화제가 되었다. 이에 기자는 ‘커피에 반하나’(천안시 동남구 목천읍) 농장의 김기정(55) 대표를 만나 아열대 작물을 재배하게 된 계기에 대해 들어봤다.
김 대표는 원래 집에서 원두를 로스팅하며 커피 동호인들과 함께 커피를 마시는 공방을 운영했었다. 그는 “하루는 남편이 커피 모종 200개를 사다 줬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커피 모종이 커지자 집에서 감당할 수가 없어 더 넓은 부지를 구입해 묘목을 옮겨심으며 지금의 농장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햇빛을 싫어하고 그늘을 좋아하는 커피 묘목의 특성상 햇빛을 가릴 수 있는 식물을 찾다가 바나나를 심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주객이 전도되어 커피보다 바나나 수확량이 많다. 이제는 로컬푸드 매장에 바나나를 출하하고 이천 농업기술센터에서 벤치마킹할 만큼 유명해졌다.
누구나 체험할 수 있는 힐링 공간 만들고파
작년 6월, 첫 바나나를 수확한 김 대표는 열매가 맺힌 상태에서 처음 혹한을 맞으면서 올해 겨울이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주변에 아열대 작물의 특성을 아는 이가 없어 제주도나 전남기술센터에 자료를 요청해 온도나 영양을 주는 시기 등 직접 찾아 공부해야 했다”며 선도 농가의 고충을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지인들과
커피를 수확할 때 바나나 농장체험을 하는데 아이들이 바나나를 직접 따먹으며 즐거워한다. 유기농 바나나만 고집하는 한 고객으로부터 천안에서 바나나를 키워줘서 고맙다는 전화가 왔다. 그동안 수고가 헛되지 않은것 같아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집에서 한라봉 등을 키우던 식집사의 경험을 바탕으로 바나나 외에도 파파야, 슈가애플 등 다양한 아열대 작물을 키우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400평의 바나나 전용 스마트팜을 만들어 누구나 체험할 수 있는 힐링의 공간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대전/ 윤나영 기자 daejeon@igoodnew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