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대리석으로 만든 4500개의 무덤들
애니메이션 영화 ‘코코(2018)’에 나오는 공동묘지의 현실판이자 죽은 자들의 마을인 듯한 ‘라 레콜레타’.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북동쪽에 위치한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멋진 조각공원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아름다운 장소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라 레콜레타 무덤이 만들어진 곳은 원래 수도원의 수도승들이 채소와 과일을 기르던 정원이었는데, 아르헨티나 대통령이었던 ‘베르나르디노 리바다비아(1780~1845)’의 주도로 묘지가 만들어져 1822년에 완성되었다. 이 공동묘지의 면적은 5.4㎢의 규모로 그 안에 4500개의 크고 작은 무덤들이 있다.
그 중 90개가 국가의 역사 기념물로 지정되어 정부의 보호를 받는다. 이곳엔 정치인, 유명인사 등이 묻혀 있는데 무덤마다 값비싼 고급 대리석으로 지어져 있다. 이 무덤들은 다양한 양식으로 작은 성당이나 고급 전원주택의 형태로 지어졌는데, 죽기 전에 꼭 봐야할 세계 역사 유적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정교한 조각상과 무덤, 많은 관광객에 감명
이 공동묘지를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이유는 예술적인 조각품과 엄청난 규모의 묘지를 보러오는 것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르헨티나 옛 영부인 ‘에바 페론(1919~1952)’의 묘지를 보기 위해서다. 물론 이곳에 아르헨티나 전대(前代) 대통령, 노벨상 수상자 등 많은 유명인들이 묻혀있지만, 가장 유명한 퍼스트레이디 에바 페론의 무덤에는 항상 꽃이 시들지 않는다.
이처럼 무덤마다 많은 이야기와 역사를 담고 있는 라 레콜레타 공동묘지에는 개선문, 종전 기념비, 전쟁 전몰자들을 기념하는 비석도 세워져 있다. 또한 정교한 조각상과 무덤들이 모여 있어 보는 이들로 감명을 받게 하고 역사를 한눈에 보고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미국에서 온 다니엘 클룸(27) 씨는 “아르헨티나의 역사를 볼 수 있고, 묘지마다 예술 작품처럼 지어져 있어 사람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은 장소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아르헨티나 김혜민 통신원
정리/ 조경준 차장대우 sua1227@igoodnews.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