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응에 앞장섰던 공공병원…그러나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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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대응에 앞장섰던 공공병원…그러나 지금은?
핫이슈 감염병 전담병원 역할했던 공공병원, 경영난으로 폐원 위기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3.01.13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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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의료원 조승연 원장  사진/ 오병욱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3년여 동안 공공병원은 감염병을 전담하며 확진자 치료 최일선에 나섰다. 하지만 현재 공공병원은 줄어든 환자와 이탈한 의료진의 충원이 어려워 존폐 자체를 고민해야 할 정도로 위기에 봉착했다.

필수진료 축소와 환자 감소로 정상운영 불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3년 만에 해제되면서 우리 사회는 일상 회복의 길로 들어섰다. 코로나 감염자 확산 방지와 치료에 앞장서서 대응한 공공병원 또한 감염병 전담병원에서 해제되며 일반 의료체계로 전환하는 중이다. 하지만 국립중앙의료원 및 지역거점공공병원들은 코로나 전담병원 역할을 수행하면서 필수의료 진료과목이 축소됐고 외래 환자도 감소하면서 운영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에 따르면 2019년 대비 2020년 입원환자 수는 34%, 외래환자 수는 25%가 감소했다. 외래와 수술을 중단하고 코로나19 입원환자를 전담한 지방의료원들은 다시 일반 진료에 집중하고 있지만 지역 환자들의 발길은 사실상 끊긴 상태다. 
이에 기자는 공공의료전문가이자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 회장인 인천시의료원 조승연(60) 원장을 만나 의료 현장의 어려움과 실질적 대응방안은 없는지 들어보았다. 조 원장은 “코로나 환자만 담당하면서 그동안 쌓아온 의료시스템이 다 망가졌고 평균 월 15억원 정도 적자가 발생한다. 지방의료원이 코로나 이전의 실적을 회복하기까지 4.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지만 정부로부터 받은 손실보상금은 6개월 정도면 바닥 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출처/MTN 뉴스 캡처

의료인력 부족 등 공공의료시스템 취약성 노정(露呈)

우리나라가 팬데믹에 대한 준비와 대응 측면에서 긍정적인 성과도 가져왔지만 반면에 보건 의료체계의 취약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전체 의료기관 중 공공의료기관이 차지하는 비중은 병상 수 기준으로 2012년 11.7%에서 2020년 9.7%로 감소했다. 이것은 호주 69.5%, 프랑스 62.5%, 독일 40.6%, 일본 26.4%, 미국 24.9% 등 OECD 주요 국가들과 비교할 때 확연히 떨어지는 수치다. 조 원장은 “우리나라는 전체 의료기관 중 민간의료기관이 90% 이상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매우 높다. 아무래도 민간병원은 공익보다는 수익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 재난 상황에서 환자를 받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얼마 없는 공공병원에서 코로나 환자의 80%를 진료해왔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코로나 이후 드러난 공공병원의 문제점 중 중증 환자를 돌볼 수 있는 숙련된 의료 인력의 부족을 꼽았다. “한 가지 병만 전담하다 보면 그와 관련 없는 진료과의 의료진은 병원을 떠나는 등 병원의 진료 기능이나 조직문화가 손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현재 공공병원에서는 의사인력 부족이 심각한 수준이다. 많은 의사가 개원의로 나가고 대학교수조차 개원을 위해 병원을 떠나고 있다. 우리 병원에서도 최근 마취과 의사 한명이 그만둬서 다른 병원에 인력 요청을 했더니 그 병원에서도 두명의 마취과 교수가 나갔다고 들었다”며 안타까워했다.

공공병원 확충 등 대책 마련 절실

국내 공공의료 비중

이와 같은 문제로 공공병원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의료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고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의 몫으로 돌아오게 된다. 전문가들은 열악한 공공의료기관의 현실이 드러나면서 이를 계기로 공공의료를 발전시키는 기회를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조 원장은 “국가가 공적인 이익을 위해 제공하는 보건의료가 공공의료인만큼 국민을 위해 그 기능을 확대 및 강화해야 한다. 현재 필수의료를 책임질 공공병원이 매우 적기 때문에 결국 의료의 공공성을 키우려면 공공병원을 지금보다 더 많이 늘려야 한다. 전국 곳곳에 좋은 공공병원을 설립해야 할뿐만 아니라 국가의 의료인력 보완이나 재정지원 등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공공병원은 구조상 적자를 볼 수밖에 없다.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도 대부분의 병원이 적자상태여서 기부 및 정부 지원으로 운영된다. 병원은 대상이 환자이기 때문에 사회복지 개념에서 접근해야지 수익을 창출하는 곳으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 지역·계층에 관계없이 치료받을 수 있도록 국가와 기업, 민간이 한마음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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