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나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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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나의 모습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2.12.3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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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대학생이었던 당시 장발단속이 있어서 남자는 머리를 짧게 잘라야 했다. 하지만 외국 가수가 머리를 기르고 노래 부르는 모습이 멋져 보여 긴머리에 파마를 하고 액세서리까지 하고 다녔다. 거기에 더해 양복을 입고 짚신을 신고 다녔다. 이렇게 하면 여학생들이 좋아하고 많은 친구를 사귈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울러 항상 꼴등만 하고 살아온 내 모습을 감출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착각을 했다. 
그런데 주변에 반응이 없어 시골이라 수준이 낮아 알아주지 않나 하며 전주에서 서울로 향했다. 하지만 서울에서도 아무도 관심 갖는 사람이 없고 도리어 나를 피하는 것 같았다. 그때서야 나 자신이 생각한 것이 멋이 아니라 상대방이 내 모습을 볼 때 멋있다고 느끼는 것이 진짜 멋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일이 나중에 음악을 하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음악을 하다보면 자기를 드러내고 꽃이 되려고 하지 꽃을 받쳐주는 꽃받침 역할에는 관심이 없거나 하기 싫어한다. 그런데 음악을 아는 사람이라면 꽃을 받쳐주는 보색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것이다. 이렇게 음악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기까지 그 속에 묘한 세계가 있는 것을 느낀다. 
마찬가지로 삶 속에서도 나를 드러내고 나타내는 것보다 다른 사람이 보고 느끼는 나 자신이 진정한 나의 모습이며 진실된 아름다움이 아닐까 생각한다.
박덕귀 단원/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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