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으로 신약개발 성공 곤충산업 시대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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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으로 신약개발 성공 곤충산업 시대 도래
줌인 26년 간 곤충연구 매진, 항균 성분 추출 성공으로 곤충산업 가능성 확인하다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2.12.1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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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이강운 박사 사진/ 오병욱 기자

전 세계적 인구증가 상황에 따른 식량안보 이슈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육식의 대체재가 될 곤충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곤충으로 신약 개발에 성공한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이강운 박사의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화제다.

곤충은 오래전부터 먹어 왔던 식량

구제역, 아프리카 돼지열병, 조류 독감 등 가축들의 전염병 관련 뉴스는 잊어버릴만 하면 한번씩 등장하는 소재다. 그만큼 우리 국민의 육식 소비량이 높다는 뜻이다. 사육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소와 돼지, 닭 같은 몇몇 가축만 관리를 하다 보니 구제역, 조류 독감 등의 전염병에 취약할 수밖에 없고 또 이를 예방하거나 치료하고 살처분하는 데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 
이런 상황의 대안으로 충식(蟲食)을 강조하는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이강운(64) 소장을 횡성에 위치한 그의 연구소에서 만났다. 26년 간 곤충과 애벌레 연구의 외길을 걸어 온 이 박사는 1983년 한 언론사의 자연생태계 학습탐사 단장을 지낸 후 곤충에 매료되어 1997년 홀로세(지질시대 신생대 제4기)생태학교를 개교했고, 그로부터 8년 후 멸종 위기 곤충의 서식지 조성과 증식·복원을 위해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를 설립했다. 현재 붉은점모시나비, 물장군 등 멸종 위기 지정 3종과 금개구리, 물방개 등을 증식·복원을 진행하고 있는 그는 “오랫동안 곤충을 연구했지만 성과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사실 곤충은 오래전부터 먹어왔던 식량인데 곤충에 대한 인식과 혐오감 때문에 배척당하고 있다. 그리고 당연히 먹어왔던 곤충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몇 개 종만 선별해서 식용 가능한 것으로 등록하는 상황이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때문에 곤충이 사라지면 어떻게 되는지, 곤충이 어떤 유익을 주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멸종위기종인 붉은점모시나비를 보전하기 위한 서식지를 만들어 놓은 곳 | 연구에 활용한 곤충을 표본하여 전시해 놓은 곤충박물관

 

 

 

붉은점모시나비에서 치주질환 억제 물질 개발 화제

이강운 박사가 오랜 시간 곤충을 연구하면서 발견한 중대한 사실이 있다. 그는 “곤충은 3억 5천 년 전부터 존재했으며 빙하기를 포함한 많은 환경을 이겨냈다. 또 곤충은 생애주기가 짧아 사람의 1년이 모기에게는 1100년이다. 그만큼 많은 세대를 거치며 인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유전자원을 갖고 있다. 
특히 각 곤충의 애벌레들은 각각 다른 식물을 먹으며 그 식물을 해독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형성된 물질이 애벌레의 어마어마한 고유의 가치가 되는 것이다. 최근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바이러스를 이길 수 있는 유전자원도 당연히 있기 때문에 신약 개발에 활용하면 막대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완전한 보고(寶庫)다”라며 곤충의 가치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작년 붉은점모시나비 애벌레에서 치주염 등 치주질환을 일으키는 세균 억제 물질 ‘TPS-032’를 발견, 국제학술지 MDPI에 그 내용이 소개되며 곤충 시장의 무한한 가능성을 증명해 보였다. 이 박사는 연구 과정에서 만물의 이치에 따라 붉은점모시나비의 알을 밤낮으로 따뜻하게 보호했으나 깨어나지 않아 추운 겨울에 방치했는데 그때 애벌레로 깨어났다. 추운 날씨에 강한 점을 착안해 연구한 결과 이 애벌레에서 ‘내동결 물질’을 발견했고, 채취한 물질 중 15종의 펩타이드를 추려 치주질환 세균 억제 물질을 개발했다. 현재 바이오신약개발 업체 ‘쓰리빅스’의 정호영 연구소장과 논문도 발표했다. 특히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서 붉은점모시나비 복원·방사 사업이 성공 사례로 인정받기도 했다. 

향후 신약개발 및 가축사료로 곤충 활용을 기대

현재 전 세계 인구의 60%는 이미 곤충을 먹고 있다. 때문에 곤충을 식량으로 여겨야 할 필요조차 없다는 것이 이 박사의 말이다. 그는 “아구(생선)나 킹크랩도 처음엔 먹지 않았으나 지금은 없어서 못 먹는 식재료가 됐다. 억지로 먹으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어서 트렌드나 시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제 곤충으로 신약을 개발하고 가축의 사료로 활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곤충은 사람과 똑같이 뇌, 장, 배설기관, 신경전달물질까지 있고, 임상기간도 식물보다 짧기 때문에 연구하기가 훨씬 쉽다. 세계적으로 300만종, 국내에만 4만종 넘게 있는 곤충을 활용한다면 기후변화, 동물복지 등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가축의 사료를 유전자 변형 곡물을 활용하는 현실에서 이를 곤충으로 대체한다면 많은 문제가 해결된다고 이 박사는 말했다. 
멸종 위기종 곤충을 증식 복원하고 이에 대한 연구를 개인 연구소가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였다. 이 박사는 얼마 전까지 한 마리당 100원 하던 곤충 먹이용 물고기 값이 최근 180원으로 올랐고, 1만 6천 평의 부지에 수많은 곤충, 금개구리를 관리하는 등 해야 할 일은 너무 많아 연구진을 비롯한 직원이 부족하다며 하소연했다. 무한한 인프라를 창출할 곤충산업, 이제 국가가 관심을 갖고 추진해야 할 때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고정연 차장대우 jyko@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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