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링이 많으면 좋은 소고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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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링이 많으면 좋은 소고기인가?
포커스 현재 마블링 기준 소고기 등급제에 이견 많아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2.12.0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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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좋은 품질의 소고기라면 윤기 있는 육질에 마블링이 하얗게 피어있는 고기를 생각한다. 그러나 과연 마블링의 차이가 좋은 고기의 기준인지 그 실상을 살펴보았다.
 

최윤상 연구원

마블링 기준 소고기 등급제 1993년 도입

선홍빛 육질 사이에 촘촘히 자리 잡은 지방질. 흔히 맛있는 소고기를 먹으면 “입에서 살살 녹는다”고 표현할 만큼 마블링(근내지방도)이 많고 연해야 좋은 고기로 인식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생고기를 불판에 구워먹는 경우가 많아 지방이 많은 부드러운 고기를 선호해왔다. 
국내에 유통되는 소고기는 마블링과 고기의 빛깔, 육량 등을 기준으로 등급이 매겨지는데 근내지방도가 9% ~ 15%에 이르기까지 그 함량이 높을수록 1등급에서 1++등급이 결정된다. 이렇게 마블링을 중시하는 소고기 등급제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정부는 지난 1993년 소고기 수입개방에 대비해 국내 축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마블링이 품질의 주요 기준이었던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 소고기 등급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정작 현 등급제의 종주국인 미국은 지방 함량이 15% 이상인 고기에는 등급조차 매기지 않는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지방이 많은 고기에 가장 높은 등급이 매겨지고 있어 소비자는 지방이 많을수록 비싸고 맛있는 고기라고 인식하게 된 것이다. 
실제 1++ 등급의 소는 기름이 적은 3등급 소에 비해 3배 이상의 가격을 받을 수 있다 보니 축산 농가에서는 값비싼 수입 옥수수로 만든 곡물배합사료를 오랜 기간 먹여 살찐 소를 생산하는 데 열을 올린다. 이는 곧 가격 경쟁력 저하로 이어져 지난해 처음으로 미국산 소고기 소비량이 한우 소비량을 앞질렀다. 


육질 개선 위한 다양한 요리법 개발 필요

출처/ MBC 뉴스 캡처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우를 좋아함에도 지방 함유량과 가격이 부담되어 멀리한다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다.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주모(55)씨는 “마트에 가보면 기름기가 적은 1등급 미만의 한우는 찾아보기조차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렇다면 반드시 마블링이 많아야 맛있고 부드러운 고기일까? 한국식품연구원 최윤상(43) 연구원은 “꼭 마블링이 많은 고기만이 맛있는 고기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요리법에 따라 고기의 식감과 부드러운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 1인당 육류 소비량이 우리나라의 2배에 달하는 호주의 경우 소고기를 냉장에 보름 이상 숙성하여 식감이 좋아지도록 요리한다. 전 세계에서 소고기를 가장 많이 섭취하는 국가 중 하나인 아르헨티나는 화덕에 4시간 이상 고기를 구워 기름기를 빼는 요리법이 발달했다.  
국내 육류 소비량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니 만큼 무조건 기름이 많은 고기를 구워 먹는 방식만을 선호하기 보다, 여러 영양소를 고루 갖춘 고기를 적절한 요리법으로 섭취하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소영 기자 soylee@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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