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우주건설의 현주소와 미래
상태바
대한민국 우주건설의 현주소와 미래
핫이슈 최근 우주산업 발전에 발맞춰 한국형 인공 월면토 성공적으로 개발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2.11.11 17: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유병현 수석연구원

지난 6월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Ⅱ) 발사 성공에 이어 8월 국내 최초 달탐사선인 ‘다누리’가 순항 중인 가운데 달 기지국 건설에 필요한 ‘월면토(月面土)’가 주목받고 있다. 
이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유병현 수석연구원을 만나 국내 우주건설의 발전상을 들어보았다. 

우주산업 경쟁 시대, 국내 기술로 월면토 개발 성공

현재 지구의 대기권 밖 우주공간에는 우리 기술로 만든 1.3톤급 위성 모사체와 162.5㎏의 성능검증 위성이 돌고 있다. 이는 지난 6월 이들을 싣고 우주로 날아간 누리호가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했기 때문이다. 이어 지난 8월 5일 발사된 한국의 첫 달 궤도선인 다누리가 순항 중에, 최근 128만㎞가 넘는 거리에서 사진과 동영상(BTS의 뮤직비디오)을 전송하는데 성공했으며 오는 12월 17일 달 상공 100㎞에 안착할 예정이다. 
전 세계적으로 우주산업 경쟁이 치열한 시대다. 1972년 아폴로 17호의 달 착륙 이후 50년 만에 미 항공우주국(NASA)은 인류를 달에 보내기 위한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재추진하고 있다. 
인류가 달로 가는 가장 궁극적인 목표는 인류를 달에 정착하기 위한 것이며, 이는 곧 인류의 주거 거점인 달기지 건설로 직결된다. 하지만 달기지 건설을 위한 1㎏의 자재를 달에 운송하기 위해 8억원(스페이스X)의 비용이 들기 때문에 우주과학자들은 달에 자재를 가져가는 것보다 달에 있는 자원을 활용해 건축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하 건설연)도 2015년에 달기지 건설을 위한 월면토를 자체 기술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KLS-1’이라는 이름의 인공 월면토다. 이로써 미국, 유럽(ESA), 중국, 캐나다와 함께 인공 월면토를 개발하여 활용하는 손꼽히는 국가가 됐다. 

대한민국이 만든 인공월면토(KLS-1) | 지반 열 진공체임버를 만들기 전 축소판 체임버를 제작한 모습 
사진제공/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세계 최초로 달 표면 환경을 거의 완벽하게 구현

최근 건설연에서 만난 유병현(40) 박사는 “달의 흙은 산화칼슘(CaO) 비율이 높은 사장암과 현무암으로 이뤄져 있어 월면토와 가장 유사한 흙을 현무암에서 얻는다. 국내에서 현무암이 나는 여러 지역 중 본 연구소는 철원에 있는 현무암으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건설연은 강원도 철원에서 달의 흙과 화학성분이 80% 유사한 현무암을 발견해 곱게 갈고 200도에서 가열한 후 걸러 월면토를 만드는 데 성공했으며, 하루에 200㎏를 만드는 대량생산에도 성공했다. 보유하고 있는 월면토만 50톤이다. 
그러나 달 표면은 △대기가 없어 밤에는 영하 190도, 낮에는 영상 150도까지 올라가는 극심한 온도차가 있는 곳이다. △또 지구와 달리 표면에는 고운 입자의 흙이 두껍게 깔려 있고 그 흙에 항상 정전기가 충전되어 있는 상태여서 태양풍이나 운석 등으로 인한 폭발이 잦다. 
유 박사는 “달의 이러한 특징 때문에 월면토로 벽돌을 만들어 낸다고 해도 달에서 그 벽돌이 버틸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그런데 이런 달 표면 환경을 거의 완벽하게 구현해 낸 것이 바로 건설연이 개발한 ‘지반 열 진공체임버(2019.11)’다. 이는 우주 탐사 장비들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검증 시설”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NASA, ESA 등도 비슷한 장비를 갖추고 있지만 진공 상태를 유지하면서 체임버 바닥에 인공 월면토와 벽돌을 넣는 기술을 성공시킨 것은 대한민국이 최초라고 덧붙였다. 

달에 있는 자원 활용하는 우주산업 트렌드 시작

대한민국은 이제 월면토와 월면토로 만든 벽돌을 넣은 채 달 환경을 그대로 구현하는 시스템을 확실하게 구축했다. 유 박사는 “사실 처음에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왠 우주냐며 여러 말들이 많았다. 저희 팀의 경우 로봇, 화학, 제어, 토목 등 정말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일을 하다보니 서로의 말을 알아듣는 데에 3년이 걸렸고, 미국에서 월면토를 사올 때 ‘흙’에 대한 세관 코드가 없어서 그 코드를 만드는 데에만 3개월이 걸리는 등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겪었다”며 개발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들려줬다. 
이제 현지 자원을 건설에 활용하는 우주개발 트렌드가 시작됐다. 하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라는 것이 우주 전문가들의 말이다. 우리나라가 전 세계 어느 나라도 따라올 수 없는 체임버 기술로 온도, 진공, 태양풍 등 달 현지와 거의 똑같은 상황을 모사했지만 아직 달의 중력만큼은 모사가 어려운 상황이다. 또 지각의 화학적 구성성분까지 거의 일치할지라도 지구와 다르게 수십억년 동안 여러 다양한 우주 환경에 노출된 달 토양의 물리적 성질까지 똑같이 재현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의견도 많다.
그렇다면 우주건설의 현실화는 과연 언제쯤일까? 우주전문가들은 아직은 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우주개발이 가져올 변화는 무한하기 때문에 달기지 자재 중 하나가 될 ‘인공 월면토’ 개발을 두고많은 우주강국들의 경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고정연 차장대우 jyko@igoodnews.or.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