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을 희망으로 바꿔주는 제2의 수족手足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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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을 희망으로 바꿔주는 제2의 수족手足을 만듭니다
줌인 45년간 절단 장애인 위한 의지(義肢) 만들어온 ‘서울의지’ 선동윤 대표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2.11.1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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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지 선동윤 대표 사진제공/ 서울의지

2020년 기준 전국의 지체 장애인 중 절단 장애인은 17만 5천여 명으로 추정된다. 이에 절단 장애인들에게 손과 발이 되어주는 의수족을 만드는 서울의지 선동윤 대표를 만나보았다. 

절단 장애의 97% 이상은 후천성 장애 

마른하늘에 날벼락. 불의의 사고로 손과 발을 잃게 된 이들의 심정을 표현하는데 이보다 적절한 말이 있을까. 보건복지부와 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절단 장애인은 17만 5천여 명에 이른다. 이 중 97% 이상은 중도 장애자로 사고와 당뇨와 같은 질병으로 인해 후천적으로 장애가 발생한 경우다. 갑작스레 신체의 일부를 잃게 된 이들은 평생 의수(義手)와 의족(義足) 등 보조기기를 사용해야 한다.  
의수족은 신체의 일부분으로 세밀하게 작동되어야 하는 만큼 가격대도 천차만별이다. 의족의 경우 200만원 대의 기본 제품부터 인공지능 기능이 탑재된 1억원 대의 제품까지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다. 중요한 건 본인에게 잘 맞는 제품을 맞추는 것이다. 본인과 적합한 제품을 사용할 경우 의족은 최대 90%까지, 의수는 최대 30%까지 신체 기능을 대체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기자는 서울시 용산구 용산역 인근에 위치한 서울의지 사무실에서 장애인을 위한 의지(義肢)를 만드는 선동윤(64) 대표를 만나보았다. 소탈한 웃음으로 기자를 맞은 그는 “우리 회사에 오는 분들은 올 때는 다시 걸을 수나 있을까 절망해서 오지만 갈 때는 웃으면서 간다. 그분들께 손과 발이 되어주는 제품을 제작하는 일을 하다 보니 매사에 밝게 고객을 대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1.서울의지에 진열된 의족들 2.선동윤 대표가 받은 각종 감사패 3.보조기구 방문수리 사업에 이용되는 이동수리차량의 모습

꼭 맞는 의지(義肢)는 삶을 변화시켜 

선 대표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으로 의수족 만드는 일을 시작했다. 작업실 바닥에서 자며 밤낮없이 고객에게 불편함 없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청년은 어느새 100명이 넘는 사원을 거느린 보장구 회사의 대표가 되었다. 그는 “우리 회사의 제품을 착용한 장애인이 하루에 5000번을 걷는다고 가정해 보면, 제품을 편하게 만들어드리면 5000번의 삶을 개선해 드리는 것이다. 그러니 긴장하고 일할 수밖에 없다”고 경영 철학을 밝혔다.  
끼니를 걱정해야 할 만큼 어려운 시절에 일을 시작해 현재의 사업을 일구어낸 선 대표는 장애인들이 고객이었기 때문에 늘 그들에게 보답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2005년 장애인을 돕는 사회복지재단을 설립했다. 재단을 통해 ▲저소득층 장애인을 위한 보장구 지원사업 ▲장애인을 위한 여행지원사업 ▲이동수리차량을 통한 절단 장애인 보조기구 방문수리 지원사업 등을 활발히 이어오고 있다. 특히 산간오지 지역에 거주하는 고객들을 방문해 보조기를 수리해 주는 사업은 고객의 반응이 아주 좋다는 후문이다. 연세가 많은 고객들 중 시골에 거주하는 분들이 서울까지 수리를 하러 오기가 어렵다는 의견에 귀 기울여 차에 공장 장비를 실어서 직접 고객을 찾아가 보자는 발상에서 시작되어 현재 연간 80~100여명의 고객들이 혜택을 받고 있다.  

절단 장애인 향한 따뜻한 시선과 격려 필요 

수십 년의 세월동안 서울의지를 거쳐 간 고객만 7만명이 넘는 만큼 선 대표는 누구보다 많은 장애인들을 대해왔다. 그는 하루아침에 장애를 갖게 된 그들에게 용기를 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40년 전 그에게 의수를 맞췄던 수묵 크로키화의 대가 석창호 화백을 떠올리며 “재활을 상상하지도 못했던 그 시절에 아내분과 아버님이 곁에서 굉장히 열정적으로 앞으로 무얼 해야 하는지 물었던 게 기억에 남는다. 바로 그런 주변의 응원이 장애 이후 어떻게 삶을 살아갈 것인지를 결정짓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절단 장애인들은 그들을 남다르게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이 두려워 방 밖으로 나오기 주저하는 게 현실이다. 
선 대표는 절단 장애인들이 두려움을 넘어 활발한 사회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위한 재활전문병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절단 장애를 갖게 된 이들이 최소한의 신체적 치료만 받고 아무런 준비 없이 사회로 복귀하는 것이 아니라, 입원과 동시에 ▲심리적 충격에 대한 치료 ▲적합한 의수족 맞춤 ▲재활 치료 및 사회복귀 준비까지 한 번에 이뤄질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해외처럼 의족을 착용한 장애인이 자유롭게 반바지를 입고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그의 바람처럼, 이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과 격려가 이어질 때 진정한 선진 대한민국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소영 기자 soylee@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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