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의 절망을 딛고 입으로 희망을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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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의 절망을 딛고 입으로 희망을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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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2.10.29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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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작업 중인 임경식 화가

구필화가로 새로운 삶 시작한 임경식 화가

한창 사회활동이 활발한 시기, 하루아침에 장애를 갖게 된다면? 이러한 중도장애(후천적 장애)를 마주한 사람들은 충격과 혼란을 겪으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에 힘겨워한다. 그중 척수장애(사고나 질병의 원인으로 척수에 손상을 입게 되어 신체적 기능에 장애가 발생)는 중도장애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국립재활원이 발표한 입원 척수장애인에 대한 분석결과에 따르면 장애 발생 연령은 20대가 24.4%로 가장 많았고 30대(20.7%)가 뒤를 이었다. 
지난주 기자는 불의의 사고로 전신마비 판정을 받아 오랫동안 절망 속에 보내다 구필화가로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된 임경식(46) 화가를 만났다. 19세 때 오토바이 사고로 전신마비가 된 그는 절망감에 빠져 13년을 방황하며 보냈다고 한다. 그러한 그를 다시 세상 밖으로 이끈 건 가족과 지인의 도움과 응원이었다. 그는 “퇴원 후 척수장애인 동호회에 참석했었는데 그 당시 동호회 지인들이 그림을 그려보라고 권유했었다. 처음엔 그림에 소질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했었는데 나도 언젠가는 자립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장애인 화실(畫室)에 방문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자신의 꿈 화폭에 담아 개인전시회 열어

하루종일 침대에서 게임과 영화에 빠져 살던 그는 2008년부터 무작정 도화지 앞에 섰다고 한다. 임 화가는 “연필을 처음 입에 물고 그림을 그리는데 고개랑 턱이 무척 아팠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새 삶에 대한 간절함에 혼자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면서, 하루 8~9시간을 연습했었다”라며 지난날을 회고했다. 그 노력의 결과 그는 1년 만에 한국 구족화가 협회 정식회원이 될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등단 4년 만에 미추홀도서관 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9년간 그를 간병하며 도왔던 누나 임명숙(48) 씨는 “동생 스스로가 뭔가를 해야겠다며 손이 아닌 입으로 그려낸 작품 전시회이기에 그 감회는 말로 다 형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9월, 그는 인천해사고등학교 내 갤러리 마리타임에서 6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그는 “여섯번째 전시회 ‘꿈을 꾸다’는 금붕어가 어항에서 나와 공중을 유영하는 모습으로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싶은 제 마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세상을 향해 굳게 닫았던 마음을 열고 세상과 소통을 시작한 임경식 화가. 그는 이제 그림으로 자유를 표현하는 희망전도사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인천/ 김재국 기자 incheon@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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