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에서 금을 캔다? 부각되는 도시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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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에서 금을 캔다? 부각되는 도시광산
핫이슈 최근 버려지는 컴퓨터·휴대폰·가전제품에서 金·銀 등 금속 캐는 신개념 광산 각광받아
  • 주간기쁜소식
  • 승인 2022.10.22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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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기술의 발달과 함께 희소금속의 수요가 높아지는 반면 천연자원은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 이에 전 세계적으로 도시광산 산업 육성이 화두가 되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이제 도시광산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기존 금광에 비해 4~80배의 높은 효율성

작년 7월 개막한 도쿄올림픽에서는 폐가전제품에서 추출한 재활용 금속으로 올림픽 메달이 만들어져 화제가 되었다. 친환경 올림픽을 내세운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메달 제작을 위해 2년간 일본 전역에서 전자기기 모으기 캠페인을 벌였고 621만대의 중고 휴대폰과 약 7만 9천t의 소형 가전제품을 수거했다. 조직위는 수거한 폐휴대폰과 폐가전제품에서 금 33kg, 은 3500kg, 동 2200kg을 추출했다고 밝혔다. 
광물을 캐는 전통적인 광산과 달리 산업원료가 되는 금속자원이 제품 또는 폐기물의 형태로 생활 주변에 소량으로 넓게 분포돼 양적으로 광산 규모를 가진 상태를 ‘도시광산(urban mining)’이라고 일컫는다. 자동차, 전기・전자제품, 전지 등 금속자원을 주요 소재로 사용한 제조업 생산제품은 모두 도시광산 자원 발생원에 해당한다. 여기에서 금·은·동을 비롯해 희귀금속 등 다양한 광물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것이 도시광산 산업이다. 이 산업은 기존 금광과 비교해 최소 4배에서 최대 80배나 금 채취 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금광 1t을 채굴하면 평균 5g의 금이 나오는데 폐휴대폰 1t(약 1만대)에서는 무려 400g의 금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자원의 재활용을 통해 폐기물을 줄이고 자원을 얻는 과정에서 생기는 환경오염도 예방할 수 있어 환경친화적인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 TV조선 뉴스 캡처

광물자원 대부분 해외에 의존, 재활용 불가피

지난주 기자는 (사)한국금속재자원산업협회 이진호(51) 사무국장을 만나 금속재자원 및 재활용 산업에 대해 들어보았다. 이진호 사무국장은 “자원을 추출하기 위해서는 먼저 휴대폰이나 컴퓨터 등 폐기물을 회수한 후에 선별 및 파분쇄 과정을 거치고 제련이나 정련소로 들어가 금속을 걸러낸다. 금속자원은 다시 산업원료로 재공급된다. 이것이 금속이 재활용되는 일련의 과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도시광산은 일본에서 처음 사용한 개념으로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부터 도입되었다. 2000년대 이후부터 환경문제와 핵심 원료 공급 이슈가 부각되면서 자원 고갈 문제를 해결할 방안으로 부상했다. 그러다 최근에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와 미·중 무역 전쟁 등 다양한 경제·정치적 요인들에 의해 세계 광물 자원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희소금속 확보를 위한 도시광산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외에서 금속자원을 수입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국가별 수출 규제 및 관세 강화 조치 등에 따라 국제 자원시장 여건이 불안한 상황이기 때문에 금속재자원 산업은 주요 광물자원 확보를 위한 새로운 핵심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진호 사무국장은 “우리나라는 신재생 에너지, 자동차, 반도체, 석유화학 등 첨단 산업에서 금속자원의 수요가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매장된 자원이 없어서 대부분의 금속자원을 해외에서 수입한다. 이렇다 보니 폐기물에서 금속을 추출하는 금속재자원 및 재활용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전자제품 유가금속 함량

주요 선진국, 도시광산 통해 금속자원 확보

해외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천연자원의 사용 대신 도시광산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 세계 자원재활용 산업은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데 일본의 몇몇 제련기업들은 2000년대 후반 이후 자원 확보 과열 양상에 따라 도시광산 산업에 적극 진출했다. 일본 도시광산 속 금 매장량은 세계 최대 금 생산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보다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유럽연합(EU)은 폐전기·전자제품 처리지침을 제정한 뒤 본격화됐고 사용 후 버려지는 제품의 수거와 처리를 생산자에게 부담해 책임지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은 산업원료로 활용되는 금속자원의 평균 40% 이상을 자원순환을 통해 확보하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정부와 민간기업도 금속자원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도시광산 산업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엔 한 국내 연구팀이 다 쓴 전자제품이나 배터리 등의 폐기물에서 금 소재를 99.9% 효율로 회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자원 회수 문제 ▲분리 및 분류 인력 부족 ▲선별 기술의 부족 등을 지적하고 있다. 이진호 사무국장은 “휴대전화뿐 아니라 가전제품,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매년 막대한 양의 산업폐기물이 배출된다. 선별만 제대로 되면 중요한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 그냥 버려져 소각 또는 매립되는 자원이 많다. 이제 폐기물 수거라는 작은 부분부터 실천하는 등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갖고 동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인나 기자 innakim@igoodne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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